7~8월 물가·경제상황 고려 고려해 판단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50bp(0.5%p) 이상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완전히 배제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취임 후 첫 회동을 갖고 빅스텝 인상 가능성에 대해 "지난번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할 필요는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선 올해 5월 금융통화위원회 상황을 보고 그 뒤에 7~8월 경제 상황, 물가 변화 상황 등을 볼 것"이라며 "아직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냐고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우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려는 것은 누구나 다 예상하는 일이고 이미 적어도 두 차례 이상의 50bp 인상은 시장에 다 반영돼 있다"며 "우리도 인플레이션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아직 미국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미국과의 금리 차만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하는 것보다는 종합적인 성장, 물가 등을 보고 격차가 생길 시 여러 대체 상황들을 적용하는 것이 낫지 금리 차가 역전되는 것만을 큰 정책 결정의 하나로 고려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이 5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에 시그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아직 금리 문제는 금통위원들과 상의 전이기 때문에 지금 상태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취임 이후 첫 조찬 회담을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22.05.16 leehs@newspim.com |
최근 이뤄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물가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추경호 부총리는 "추경은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국민께 약속을 드린 부분이고 국민들께서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추경안을 제출하게 된 것"이라며 "전반적인 물가 안정과 관련해서는 오늘도 한국은행과 최상의 정책 조합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다양한 종합적인 물가 안정 대책을 정부 안에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 편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추 부총리는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다"면서 "다만 이번에 이전 지출 중심으로 봤기 때문에 물가 영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물가가 오르면 굉장히 생활이 어려워지시는 그런 취약계층도 많다"며 "그분들의 실질 소득을 받쳐주는 것도 경기 대책 그리고 물가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 저희들은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에 추경안을 구성하고 국회에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추 부총리는 "오늘도 외환시장에 안정이 필요하고 앞으로 중앙은행과 정부가 긴밀히 공조 해나가기로 했다"며 "이런 정도 수준의 서로 인식의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인데 당국에서 시장개입에 대한 언급 수위를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것에 대해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우리 경제가 처한 엄중한 상황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성장 둔화 가능성도 높아진 위중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경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기관간 긴밀한 협의 하에 최적의 정책조합(Policy Mix)을 만들어 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정부와 중앙은행간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정책공조를 강화하고 정책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안정의 초석이 됨을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날 조찬 회동 직전 가진 모두 말씀에서도 "정부와 한국은행의 만남이 뉴스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주 만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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