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의 일관성 부인당해...거짓말할 이유없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학교 교수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데 피해자 측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결과"라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전날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A씨에게 무죄판결이 나온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법원로고[사진=뉴스핌DB] 2022.06.08 obliviate12@newspim.com |
변호인은 "본 사건은 이미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서울대학교 징계위원회에서 성폭력으로 일관된 판단이 이루어진 사건이고 검찰 역시 강제추행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며 "그러나 일반 국민 7명이 배심원으로 구성된 1심 판결은 정반대의 판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못하여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판결의 이유인데 피해자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부터 10여 차례 가까이 일관된 진술을 했다"며 "지엽적인 차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부분으로 진술의 일관성이 부인당했다. 항소심에서는 다른 판단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피해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거짓말로 얻을 이익도 없다. 피고인이 유죄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피해자가 그 불이익을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며 "부디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법정에서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같은 학과 대학원생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했고 재판부도 이를 수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은 검사가 합리적 의심 없을 정도로 유죄를 증명해야 한다"며 "이에 비춰볼 때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정수리를 만진 사실 및 이에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낀 것은 인정되나 이를 강제추행죄에서 정하는 추행으로까지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피해자 진술의 구체적인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사건 직후 보낸 메시지 등에 비춰볼 때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합리적 의심 없이 범죄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해외 학회에 함께 참여한 대학원생 제자 B씨의 정수리와 허벅지 안쪽의 흉터를 만지고 억지로 팔짱을 끼게 하는 등 강제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