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사이 기준금리 0.5%→1.75%로 1.25%p '껑충'
한은, 7월 빅스텝 가능성…연말 기준금리 3% 전망
주담대 변동금리 대출자 이자 눈덩이처럼 불어나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해 5월 주택담보로 3억원을 대출받았다.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한 김씨가 당시 받은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0.84%, 가산금리 1.61%(우대금리 포함)로 2.45%. 장기대출로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을 하는 김씨가 한 달에 납부하는 이자는 월 61만원, 연간 735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10개월 사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p(0.5%→1.75%)나 올리면서 김씨가 은행에 내야하는 이자는 월 92만원, 연 1100만원으로 늘어났다. 월 30만원, 연간 400만원 가까이 이자를 더 부담하게 된 셈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05.17 pangbin@newspim.com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준(FED)이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금리를 0.75%포인트(p) 한꺼번에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7월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50bp를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다음달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통위까지 3~4주가 남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각에선 한은이 7월 빅스텝 이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연말 기준금리가 3%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는다. 5%대 높은 물가상승률과 한미 금리역전 우려 등이 그 이유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은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p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이어 "한은이 7월 빅스텝에 나서지 않더라도 내년 2월까지 0.25%p씩 금리를 지속해서 올려 내년 1분기 최종금리는 3.2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경우 김씨처럼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폭탄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6.1%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p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3404억원 불어난다.
한은이 기준금리가 추가로 0.25%p 올려 연 2.00%가 되면 가계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20조원 정도 커진다. 대출자 1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100만원 정도다. 다만 주담대로 3억원 대출을 받은 김씨의 경우에는 가산금리 변동이 없고 기준금리 2% 가정시 월 98만원, 연 1185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0%까지 올릴 경우 김씨가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는 1300만원(월 111만원)을 훌쩍 넘고, 기준금리가 3%가 되면 연간 이자는 1485만원(월 127만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지난해 5월 대출받을 당시 연간 735만원(월 61만원)을 이자로 지불했다면, 연말 기준금리가 3%가 되면 1년 반만에 2배 가까이 이자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대출 거래를 늘린 다중채무자나 자영업자, 취약계층, 영끌·빚투족 등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