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자수첩] '마포 데이트폭력' 피고인 눈물의 의미는

기사입력 : 2022년06월27일 06:45

최종수정 : 2022년06월27일 08:55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최근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이른바 '마포 데이트폭력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은 눈물바다였다. 한때 사랑했던 여자친구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죄수복을 입은 피고인도, 늘 엄숙한 모습을 보이던 재판부도 울음을 참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말다툼을 하던 중 여자친구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에도 구급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배정원 사회부 기자

형량이 낮게 나온 이유는 피고인 이씨가 살인 혐의가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살해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살인을 저질렀을 경우에는 살인죄를, 고의성은 없었지만 상해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상해치사죄를 적용한다.

형법상 살인죄의 법정형은 최소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무기징역, 사형인 반면 상해치사죄의 법정형은 최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서로 다르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감정충돌 중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하면서 상해치사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은 각 범죄마다 최소 및 최고 법정형을 설정해 두고 다양한 양형기준에 따라 가중 혹은 감경해 형을 확정한다. 감경 요소에는 '진지한 반성'이 포함되는데 이 때문에 범죄자들이 재판부에 제출하는 반성문은 꼼수 감형을 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지적돼 왔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3월 '진지한 반성'에 대한 기준을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 피해 회복 또는 재범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 여부 등을 판단한 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씨는 이번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약 53건의 반성문을 제출했다. 또한 "저는 피해자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신 모든 분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 재판장님께서 어떤 결과를 내려주시든 겸허히 받아들이고 평생을 반성하고 뉘우치며 살겠다"며 눈물을 흘리며 최후진술을 마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의 잘못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피해자 유족 측도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적어도 진지한 반성을 했다면 최우선적으로 유족들에게 사과를 했어야 했다. 과연 이씨의 눈물은 후회와 반성의 눈물이었을까. 아니면 반성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형량을 줄이고자 한 악어의 눈물이었을까.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다. 

유족들은 울면서 말했다. "첫 급여를 받았으니 갖고 싶은 선물을 고민해보라던 그 목소리가, 더위에 약하신 외할머니를 위해 에어컨을 선물하던 그 모습이 생생합니다. 사랑했던 남자친구의 폭행으로 사망한 저희 딸아이가 너무나 가엽고 불쌍하고 보고 싶어 살 수가 없습니다. 부디 피고인에게 엄벌을 처해 우리 사회에 더 이상 딸아이와 같은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jeongwon1026@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법원, 연세대 논술 시험 효력 정지 인용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수험생들의 손을 들었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전보성)는 15일 수험생 18명 등 총 34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도중 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일찍 배부돼 문제 사전 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의 모습. [사진=뉴스핌DB]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해당 전형은 집단 소송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입시 절차가 중단된다. 이번 결정으로 논란을 빚은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 시험은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가 이어질 때까지 합격자 발표 등 그 후속 절차의 진행이 중지될 전망이다. 연세대 논술 시험 문제 유출 논란은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가 1시간 일찍 배부되며 불거졌다. 감독관은 뒤늦게 시험지를 회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험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 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 계열 시험의 연습 답안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시험 도중에 문항 오류도 발견돼 시험 시간도 연장됐다. 앞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는 연세대를 상대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서울서부지법에 지난달 21일 접수해 같은 달 29일 첫 재판을 진행했다. aaa22@newspim.com 2024-11-15 15:03
사진
김승연 회장, 한화에어로 회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내 방산사업을 직접 챙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자사 회장으로 신규 선임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 오른쪽)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로써 김 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총 5곳의 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김승연 회장의 합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러브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한국시각)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방산기업들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커졌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은 특히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 인맥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중 한 명인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와 40년째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우주항공 등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경제환경 변화 속에서 김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2024-11-14 16:4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