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자수첩] K팝과 유희열, 표절 의혹을 대하는 자세

기사입력 : 2022년06월22일 08:00

최종수정 : 2022년06월22일 08:00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작곡가 겸 가수, 안테나뮤직의 수장인 유희열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과 창작물 유사성 의혹을 조기에 인정하고 사과했다. K팝의 성과에 전 세계적인 이목이 쏠린 시점에서, 끊임없이 불거진 업계의 표절 의혹과 그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유희열은 지난 14일 소속사 '안테나'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고 표절 의혹을 인정했다.

그는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실망한 모두에게 사과했다.

양진영 문화부 기자

유희열은 또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선생님과 팬 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랜 팬의 입장에서 현재 사카모토 선생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희열은 대중음악과 함께 피아노 연주곡 등을 다양하게 작곡하는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다. 그 이전에도 다양한 국내 아티스트들이 숱한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특히 2010년대 이후엔 K팝 아이돌 멤버들이 직접 '자체제작'을 표방하면서 외국곡 표절 시비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즉각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아티스트는 거의 없었다.

덕분에 유희열의 대처는 여러 모로 대중에게 꽤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례없이 자신의 과오를 빠르게 인정하고 LP 발매를 연기했다. 게다가 사카모토 류이치는 20일 공식 입장을 통해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며 "법적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그를 감쌌다. 잇뮤직크리에이티브는 "유사성을 확인한 결과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도 직접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Aqua'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나의 악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알 수 있다"고 유희열의 대처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이어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유희열의 표절 의혹은 진행형이다. 유희열이 작사, 작곡, 편곡을 맡았던 가수 성시경의 곡 'Happy Birthday to You(2002)'와 타마키 코지의 동명의 노래 'Happy Birthday to You(1998)'이 비슷하단 의혹이 또 불거졌고 '내가 켜지는 시간'과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편곡한 사카모토 류이치의 '1900' 사이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유희열 정도의 명성과 유명세를 가진 작곡가가 표절을 인정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유희열 정도의 아티스트가 표절을 걸러내지 못했다는 사실도 충격이긴 마찬가지다. 반복된 가요계의 표절 시비는 그간에도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다. 유희열 이전에 가수 이효리, 박진영, 지드래곤, 이승철 등도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그간은 대다수가 표절 시비가 불거지면 명확히 입장을 밝히고 바로잡기보다, 원작자에게 먼저 접촉을 시도해 교묘히 크레딧을 변경하는 시도가 횡행했다. 이제는 의혹만으로도 불명예의 멍에를 짊어지게 되는 표절 자체는 물론, 문제를 어물쩡 넘기려는 꼼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K팝, 콘텐츠가 주목받고 영향력이 커지는 바로 지금이 음악 콘텐츠 저작권의 근간을 바로 세울 때다.

jyyang@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신세계면세점, 희망퇴직...임원 급여 20% 반납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실적 부진을 겪는 신세계면세점이 희망퇴직, 임원 급여 반납 등 고강도 비용 절감에 착수했다. 1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사진=신세계면세점] 대상은 근속 5년 이상 사원이다. 근속 10년 미만은 기본급의 24개월 치를, 10년 이상은 36개월 치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와 별도로 다음 달 급여에 해당하는 전직 지원금을 준다.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이어 중국의 경기 둔화, 고환율,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여 지속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원 급여도 반납한다.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7∼8명은 이번 달부터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임원 급여 반납은 지난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유 대표는 희망퇴직 공지와 함께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경영 상황이 점점 악화해 우리의 생존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비효율 사업과 조직을 통폐합하는 인적 쇄신은 경영 구조 개선의 시작점이자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이어 "영업구조 변화에 맞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연적으로 인력 축소를 검토할 수밖에 없었고 무거운 마음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금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면세사업이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신세계면세점 실적은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올해 3분기는 영업손실이 16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295억원 줄어든 수치다. mkyo@newspim.com 2024-11-15 15:10
사진
법원, 연세대 논술 시험 효력 정지 인용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연세대학교 논술 시험 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법원이 수험생들의 손을 들었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판사 전보성)는 15일 수험생 18명 등 총 34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도중 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일찍 배부돼 문제 사전 유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의 모습. [사진=뉴스핌DB]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해당 전형은 집단 소송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입시 절차가 중단된다. 이번 결정으로 논란을 빚은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 계열 논술 시험은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가 이어질 때까지 합격자 발표 등 그 후속 절차의 진행이 중지될 전망이다. 연세대 논술 시험 문제 유출 논란은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지가 1시간 일찍 배부되며 불거졌다. 감독관은 뒤늦게 시험지를 회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수험생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 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 계열 시험의 연습 답안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시험 도중에 문항 오류도 발견돼 시험 시간도 연장됐다. 앞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는 연세대를 상대로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서울서부지법에 지난달 21일 접수해 같은 달 29일 첫 재판을 진행했다. aaa22@newspim.com 2024-11-15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