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준씨 유가족, 조 장관 만나 장례·순직 여부 논의
사망 2주기인 올해 9월 22일 해수부 장관상 건의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2020년 북한군에게 피살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가족이 28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사망 2주기인 오는 9월 22일 목포에서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 장관은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논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대준 씨의 아내 권영미 씨, 친형 이래진 씨,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지원에서 조 장관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면담은 유족 측의 제안을 이뤄졌으며 조 장관이 취임 후 이씨 유가족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공개 발언에서 "이렇게 뵙게 돼 가슴이 아프고,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2020년 9월 사고가 나고 1년 9개월간 유족들이 겪었을 심적인 고통에 대해 가슴이 아프고,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해경이 최종 수사결과 발표로 다소나마 고인과 유족의 명예 회복이 일부라도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슨 말씀이든지 충분히 듣고 명예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8일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지원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관련 면담이 열리는 가운데 친형 이래진 씨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친형 이래진 씨, 배우자 권영미 씨,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 2022.06.28 kilroy023@newspim.com |
이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실종 신고 이후 올해 (법원에서 동생의)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일자를 2020년 9월 22일로 인정 받았고 그에 따른 장례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장례 문화가 있어서 장례를 치뤄야 어느 정도 다음 생활을 할 수 있으니 장례를 치르려면 순직에 관한 절차와 과정이 있어야 하니 검토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유가족 측은 이씨의 사망 2주기인 올해 9월 22일 목포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상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을 건의했고, 조 장관은 "유가족으로 지속적으로 협의해가면서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고인의 순직 절차에 대해서도 "장관으로 임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면담 후 브리핑에서 "순직 부분은 해수부의 결정 부분이 아니라서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장례절차는 유가족과 협의하면서 진행하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기윤 변호사는 "지난 1년 9개월간 유족과 함께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망한 것에 대해 이렇게 정부가 해야 한다는 것을 보고 있다"며 "장관께서 최대한 명예 회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하신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유가족 측은 조만간 서해어업관리단에 순직 신청을 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왼쪽 둘째)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서울지원에서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 유가족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22.06.28 kilroy023@newspim.com |
해수부 공무원이었던 이대준 씨는 2020년 9월 21일 서해 북한 소연평도 부근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의 총격을 맞아 사망했다. 당시 해경과 국방부는 이씨가 자진월북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1년 9개월 뒤인 지난 16일 "월북 의도를 인정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번복했다.
유가족은 지난 22일 이씨를 월북자로 규정하고 해경 수사 결과 발표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고발했고, 이날 서주석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과 '해경왕'으로 불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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