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마포‧관악 선별진료소 대기 늘어
외국인‧해외입출국 검사자 많아진 추세
34도 폭염에 대기자 늘어 환경 열악
안내요원 확충 등 코로나 재확산 대비
[서울=뉴스핌] 이정윤 최아영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동안 한산했던 서울 곳곳의 선별진료소도 다시 줄이 길어진 모습을 보였다.
관악구 선별진료소는 6일 오전 8시 30분부터 사람들이 대기하기 시작해 30분이 지난 오전 9시에는 20명 남짓한 이들이 줄을 섰다. 출입국 서류나 여권을 들고 있는 등 해외 입출국을 위한 검사자가 다수 눈에 띄었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65세 A씨는 "해외출국 후 입국했다. 며칠 전 회사에서 다함께 괌에 다녀왔다. 입국 후 검사를 받아야해서 아침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대기하고 있던 B(67)씨는 "인근 병원에서 간병인 일을 하고 있다. 특성상 매일 또는 주 1회 정도로 자주오는 편이고 어제도 왔다"며 "이번 주 보니 딱히 늘어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안 늘어났으면 한다. 더 늘어나면 병원 방역이 강해져 일 할 때 애로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검사받으러 온 C(26)씨는 "얼마 전 베트남으로 회사 사람들과 출장을 다녀왔는데 같이 간 사람들 모두 확진돼서 출근 직전에 잠깐 검사 받으러 왔다"고 했다.
관악구청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한때 하루 1000명씩 나올때가 있었다. 그때 이미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둔 상태라 대비는 늘 돼있다. 전반적으로 조금씩 수치가 증가하고는 있으니 크게 곤란을 겪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최근엔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오는 수도 많지 않다. 병원 또는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 선별진료소가 복잡해지는 등 체감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왼쪽) 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선별진료소에서 20여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 중이다. (오른쪽)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최아영 기자) |
전날인 지난 5일 오후에 찾은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도 10여 명의 시민들이 줄을 서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4시를 훌쩍 넘긴 시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람들이 진료소 입장문으로 들어왔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사람, 지팡이를 짚은 노인, 여행 캐리어를 끌고 들어가는 여성 등 연령대가 다양했다.
송파구 선별진료소에서 안내요원으로 근무하는 30대 남성은 "근무 교대를 한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아직까지 특별히 사람이 많진 않았다"며 "전이랑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안내요원인 50대 여성은 "좀 전인 오후 3~4시쯤에 20명 넘게 줄 서 있었다. 다시 밀접접촉 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지는 걸 체감한다"면서 "노인 분들이 많고 여행으로 온 외국인, 중국인 간병인 등이 전과 달리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폭염에 대기인원이 더 많아지면 기다리는 분들도, 저희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야외에 마련된 송파구 선별진료소의 실내 온도는 34도였다. 하지만 냉방시설은 1~2대 밖에 되지 않아 폭염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 송파구보건소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7월 1일부터 선별진료소 안내요원 수를 늘렸다.
코로나 검사를 받고 나온 60대 문모 씨는 "딸이 코로나에 걸려서 밀접접촉자로 검사받으러 왔다.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불안해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내요원에게 추가 백신 접종에 대한 문의를 했다.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여행 캐리어를 끌고 선별진료소를 찾은 50대 이모 씨는 "방금 공항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진료소로)왔다. 자식들이 미국에 있어 한달 정도 머물렀는데, 오는 길에 목이 칼칼해서 검사 받으려고 들렀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반등세를 보인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
같은날 오후 2시경 마포구 선별진료소는 비교적 한산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보통 월, 금요일에 사람이 있는 편인데 오늘은 화요일인데도 있는 편이다. 드라마틱하게 늘어난 것은 아니나 어느 정도 늘었다고 체감은 된다"면서 "아마 보건소 외의 곳에서 신속항원키트 등을 이용해서 이 정도 인원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2만명에 육박하며 재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만9371명 늘어, 4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행 증가세 전환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는 백신접종과 오미크론 대유행 자연감염으로 획득한 면역이 시간 경과로 약화된 것이 꼽힌다. 이에 따라 현재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4차접종을 전 국민으로 확대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확산세를 재유행의 초기 단계로 볼지에 대해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증가 추세 전환 이후 증가 속도와 반등 규모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