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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관계 회복 여지없는 경우 유책배우자도 이혼청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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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결합된 공동체...상호간 협력 의무 있어"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 객관적 판단해야"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유책배우자의 이혼소송 청구가 기각됐더라도 상대방 배우자 역시 관계 회복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장기간의 별거가 이어졌다면, 이혼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남편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인천가정법원으로 환송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0년 3월 혼인신고를 한 부부로 슬하에 딸이 한 명 있다. 이들은 크고 작은 갈등을 겪어오다가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2016년 A씨가 집을 나가면서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에게 혼인관계 파탄에 대한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이후에도 별거 생활을 계속 이어갔다.

그리고 A씨는 2019년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2심 재판부는 "원고가 이혼소송에서 패소한 이후에도 여전히 가정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혼인관계 개선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다가 다시 동일한 내용의 소를 제기하며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점, 반면 피고는 이혼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히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그러나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에 따르면 혼인생활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혼 청구 배우자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세월이 경과함에 따라 정신적 고통이 약화되어 쌍방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혼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에서 기각판결이 확정됐더라도 상대방 배우자가 유책성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일방적인 양보만을 요구하여 혼인관계 회복이 어려운 사정 속에서 장기간의 별거가 고착화된 경우 그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부부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로서 서로 협조하고 보호하여 혼인이 유지되도록 상호간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원만한 혼인관계 회복을 위해 협조하지 않은 채 오로지 배우자에게만 잘못이 있다고 비난하고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혼인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는 원고가 혼인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 상당한 고통을 토로함에도 원고가 먼저 가출했다는 사정만을 들어 원고를 비난하고 집으로 돌아오라는 요구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피고의 언행 및 태도, 혼인관계 회복가능성 등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에게 혼인계속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지 않았다"며 "원심의 판단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유책배우자의 상대방이 혼인계속의사를 밝힐 경우 그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해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고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을 최초로 명시적으로 설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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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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