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할 때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하지?'라는 반응에 희열을 느껴요. '제로섬게임'도 준비하면서 했던 목표도 1차적으로 이뤘다고 느끼고요."
국내 OTT 티빙에서 몸무게를 두고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을 선보였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고동완 PD는 그간의 살을 빼기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던 다이어트 예능과 달리, 거액의 상금을 사수하기 위해 몸무게를 두고 심리 게임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로섬게임' 고동완 PD [사진=로네뜨, 티빙] 2022.07.14 alice09@newspim.com |
"개인적으로 추리물을 좋아해요. '범인은 바로 너(범바너)'도 제작을 했었는데, 그것도 추리물이었고요(웃음). '범바너'를 하면서 많이 배웠거든요. 전작을 하면서 시청자들이 과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온전히 40분이란 시간을 긴장감 있게 가져가면서 시리즈물로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심리추리 콘텐츠를 생각해 냈고요."
이번 콘텐츠는 거액의 상금을 걸고 찜질방에서 펼쳐지는 국내 최초 몸무게 심리 게임으로 몸무게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10명의 참가자가 '몸무게 총합을 그대로 유지하라'는 미션을 놓고 벌이는 심리 서바이벌이다.
"'찜질방'이란 요소가 '몸무게 유지'보다 먼저 나온 소재였어요. 찜질방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게 관심 포인트였거든요. 찜질방에서는 먹고, 놀고 잘 수 있으니까 연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가 예능적인 요소를 살릴 수 있다는 걸 캐치하게 됐고요. 뭘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인간이 갖고 있는 수치 중 몸무게는 변동될 수 있는 요소더라고요. 이걸로 게임을 하면 어떨까 해서 유튜브 콘텐츠로 기획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티빙과 함께 하게 됐죠."
'제로섬게임'에는 10명의 참가자가 출연한다. 유튜버 과로사(전재환), 딕헌터(신동훈), 개그맨 김명선, 김병선(코미꼬), UFC 파이터 김한슬, 안무가 리안, 헬스 트레이너 오관우, 배우 이규호, 가수 전율, 아나운서 박서휘가 있다. 이들을 모으기까지 3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로섬게임' 고동완 PD [사진=로네뜨, 티빙] 2022.07.14 alice09@newspim.com |
"참가자 섭외를 3개월 정도 진행했어요. 체중이 다양한 분과 만나봤는데, 섭외에 있어서 1순위는 바로 몸무게 차이였고요. 그 다음이 서로간의 친분이 있는 지였어요. 친분이 있는 분들이 모이면 그 순간 연합이 될 것 같아서 친분이 있는 분들은 제외를 하게 됐죠."
총합 몸무게 유지에 실패하면 몸무게 차이 100g 당 총 상금에서 100만원씩 차감된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살을 찌우기도, 유지하기도 한다. 여러 게임을 통해 상금이 결정되다보니, 제작진에게 게임 룰과 규칙은 주요 포인트로 작용했다.
"변수가 없어야 하고 문제가 없어야만 했어요. 시뮬레이션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제작진이 배달 음식을 시켜놓고 많이 먹어보고 다음날 살이 빠지는지 확인도 해봤고요. 룰 적인 부분에 공정성을 맞추기 위해 많은 시뮬레이션을 했다는 게 하나의 포인트죠. 일반인 10명을 모셔서 실제 촬영장을 빌리고 1박 2일간 게임을 진행해보기도 했거든요. 하하. 그때 룰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서 반영해 수정하기도 했고요."
심리 서바이벌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제작진의 개입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 PD 역시 이를 지키기 위해 "출연진과 대화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제로섬게임' 고동완 PD [사진=로네뜨, 티빙] 2022.07.14 alice09@newspim.com |
"제작진의 개입을 최대한 막으려고 했어요. 오디오로 디렉션을 주는 걸 막아서 공정성을 지키려고 했죠. 출연자들은 저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데, 탈락할 때까지 대화를 하지 않았거든요(웃음). 심리 서바이벌이라 팀이 나눠지고, 전체를 위해선 개인이 희생하는 상황해요. 거기서 오는 심리적 변화나 트러블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저희가 개입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OTT의 장점은 전 세계에서 시청이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단점으로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제로섬게임' 역시 국내에서 보기 힘든 콘셉트를 차용했지만, 고동완 PD 역시 피드백이 없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프로그램이 좋았는지, 싫었는지에 대한 반응을 보기 쉽지 않아요. 안 좋다는 반응도 흡수해 후반 편집에 녹여내고 싶었거든요. 안 좋은 댓글도 원하고요. 그래서 많은 피드백이 있으면 제작진 입장으로서는 좋죠. '제로섬게임'의 경우 방송 전 피드백 요원을 섭외해 보여드렸어요. 그래서 재미없는 부분은 덜어내고, 좋은 부분만 극대화 했죠."
'제로섬게임'은 이제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좋은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고 PD에 대한 차기작 콘텐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즌2를 준비하고 제작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반응이 더 좋으면 제작할 마음은 있죠. 하하. 현재는 야외에서 돌아다니는 추격물을 준비하고 있어요. 전국, 세계를 돌고 싶더라고요. '새로움'을 우선순위로 두고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어떻게 이런 걸 생각하지?'라는 반응에 희열을 느껴요. 기획이 새롭다는 이야기를 보면 제가 콘텐츠를 준비하며 이루고 싶었던 목표는 1차적으로 이뤘다고 느끼죠."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