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75bp(1bp=0.01%p) 인상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달 예상보다 큰 폭으로 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이달 100bp 인상 가능성이 급물살을 탔지만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가파른 금리 인상은 무리"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는 것이다.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열흘 동안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되기 직전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100bp 인상을 경계하는 발언이 주를 이뤘다.
미국 연준(Fed)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4일 한 행사에서 "75bp 인상도 강력하다"면서 "100bp를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연준이 할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연준의 75bp 금리 인상은 이미 1994년 이후 최대폭이었고, 이달까지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지는 것 자체도 충분히 강력한 긴축이라는 주장이다.
월러는 6월 CPI 상승세가 전망치 8.8%를 뛰어넘는 9.1%를 기록하며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을 보인 것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지표 하나로만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다음날에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나치게 가파른 금리 인상은 경제의 취약 부분을 불필요하게 노출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며 100bp 인상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이전보다) 더 급작스러운 금리 변경은 겨제나 금융 시장에 긴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연준이 시장과 소통했던 금리 인상보다 더 가파른 인상을 어렵게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나온 경제 지표 역시 100bp보다는 75bp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며,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 역시 100bp 기대를 빠르게 낮추는 모습이다.
지난주 공개된 미시간대의 7월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도 5.2%로 전월의 5.3%보다 낮아졌고,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로 전달의 3.1%에서 하락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치다.
이를 두고 로런스 마이어 전 연준 이사는 "연준도 부담을 덜게 됐다"며 "이번 달에 100bp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시간 기준 18일 오전 8시40분 현재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75bp 및 100bp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2022.07.18 kwonjiun@newspim.com |
지난달 CPI 공개 직후 100bp 인상 가능성을 80% 이상까지 반영하던 금리 선물 시장은 지난 금요일에는 30% 밑으로 기대치를 대폭 낮췄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18일 오전 현재 CME 그룹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100bp 인상 가능성을 29.1%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WSJ는 미국 경기 둔화 신호가 더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연준 관계자들은 연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 경우 추가 금리 인상폭 결정에 애를 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가 이달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12개월 내 경기 침체 가능성은 49%로 나왔고, 62명의 응답자 중 대부분은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3.25% 위로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또 대부분은 2023년 말에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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