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관계자들 발언에 '시선집중'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돌면서 이달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100bp 인상이라는 역대급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 노동부가 공개한 6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9.1% 올라 전망치 8.8%를 상회했고, 변동성이 높은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5.9% 상승해 전망치 5.7%를 웃돌았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로 알려졌지만 이틀 전 7월 100bp(1bp=0.01%p)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물가 지표가 공개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변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100bp 인상도 가능하다는 뜻인지를 되묻는 기자의 질문에 보스틱 총재는 "모든 것을 뜻한다"고 말해 이번에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보스틱 총재의 이번 발언으로 연준이 7월 26~27일 회의에서 금리를 100bp 올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더 크다는 전망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초 50bp 인상이라는 '빅스텝'을 취한 뒤 지난달 회의에서 75bp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연준은 당시 7월 회의에서도 50bp 또는 75bp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연준이 75bp를 한번에 올린 건 1994년 11월 이후 거의 28년 만이었다.
JP모간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연준이 원한다면 시장 기대를 100bp 인상으로 변경할 시간은 있을 것"이라면서 "만약 7월 금리를 100bp, 9월에 75bp씩 인상한다면 연말 성장 전망은 아마도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은 물가 상승세가 가속한 만큼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100bp 올릴 수 있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노무라 전략가들은 "발표되는 지표들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악화했음을 시사한다"면서 "우리는 연준이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애나 웡과 앤드류 허스비 역시 "이번 물가 지표로 연준이 앞으로 75bp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100bp라는 역대급 인상에 앞서 연준이 반드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이날 저녁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가 예정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발언과 14일 예정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 15일 공개 일정이 있는 보스틱 총재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 총재의 발언을 주의 깊게 살필 것을 권고했다.
도이체방크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 브렛 라이언은 "(연준 내) 매파들이 50~75bp 인상 가이던스에 동의해야 했던 만큼 상방 가능성이라고 하면 75bp 인상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큰 인상 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홀렌호스트는 "7월 금리 인상 테이블에 100bp 가능성도 올려두어야 한다"면서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정점은 8.3%로 간주됐지만 이제는 정점 수준을 두고도 모두가 신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암허스트 피어폰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픈 스탠리는 "6월 이후 (지표) 상황을 보니 이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연준이 9월부터는 50bp 인상으로 속도를 줄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앞으로 나올 두 번의 월간 물가 지표가 5월이나 6월 수준이라면 그런 (인상 둔화) 가능성은 배제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