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소규모 노후저층주거지를 한데 묶어 정비하는 모아타운의 설계와 사업 방향을 쉽게 설명하는 지침서가 나왔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이 도입한 노후저층주거지 정비사업인 '모아타운'의 관리계획 가이드라인이 발간됐다.
모아타운은 신축과 구축이 섞여 있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대단지 아파트처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정비모델이다.
이번 서울시가 발표한 모아타운 관리계획 수립지침은 모아타운 추진을 원하는 주민과 자치구가 관리지역 지정을 위한 계획을 수립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침서다. 서울시 저층주거지 여건을 반영해 모아타운 관리계획 수립에 필요한 사항을 담았다.
수립지침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간선도로로 둘러싸인 15분 도보생활권 단위(약 30만㎡), 이른바 '슈퍼블록' 단위를 검토 대상으로 정해 지역에 꼭 필요한 생활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규모는 10만㎡ 미만이지만, 주변의 주민 생활환경까지 폭넓게 분석해 지역에 필요한 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을 넣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도보생활권 내에 녹지가 없는 경우 모아타운 사업으로 공원을 확충하고, 공원이 충분한 경우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대신 확보하는 식이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자료=서울시] 2022.07.21 donglee@newspim.com |
또 모아타운 내 개별사업자끼리 '건축협정'을 통해 하나의 통합 지하주차장을 지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사업지별로 각각의 주차장을 설치하는 대신 사업지를 아우르는 통합주차장을 설치해 주차난을 해소하고 소방차 진입곤란 문제 등을 해결한다는 취지다. 건축협정은 소규모주택정비 활성화를 위해 땅·건물 등 소유자가 협정을 체결할 경우 서로 붙어있는 2개 이상의 필지를 하나의 대지로 간주하는 제도다. 실제로 모아타운 1호 사업지인 강북구 번동에서는 5개 사업지 중 1~3구역과 4~5구역이 건축협정을 맺어 100여 개의 주차면수를 추가적으로 확보했다.
시는 이번 지침을 통해 가로변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건축물의 형태 및 배치 계획도 제시했다. 건축물을 창의적이고 입체적으로 배치하고 녹지 및 공원을 조성할 때는 기존 주변 녹지·보행로와 선형으로 연결되는 '순환형 보행녹지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모아타운 사업으로 교통량이 증가해 도로 폭을 확대할 때는 일부 필지가 존치구역에 포함된 경우 진입부 일부 필지를 사업시행구역과 결합해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모아타운 구역 안에는 포함됐지만 신축이거나 사업추진을 원하지 않는 지역에서도 주거환경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모아타운 사업 추진을 희망하는 주민들이 직접 모아타운 관리계획안을 마련해 관할 자치구에 제안할 수 있도록 주민 제안 요건과 세부 절차도 지침에 담았다. 주민 제안 요건은 △모아타운 사업을 위해 설립된 2개 이상의 조합이 있거나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경우 사업예정지(2개소 이상) 내 각각의 대상 토지면적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은 토지 등 소유자다.
서울시는 이 지침을 25개 자치구에 배포했다. 시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자치구가 모아타운 관리계획을 수립해 시에 제출하고 관리지역으로 지정고시돼야 하는데 이때 이 지침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으면 빠른 계획 수립이 가능해져 사업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1월 '모아주택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자치구 공모를 받아 지난 6월 대상지 21개소를 선정한 바 있다. 현재 추가 공모를 진행 중이며 10월 중 20개소 내외를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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