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 공급 축소에...유럽 천연가스價 30% 폭등
"연말까지 TTF 가격 150유로, 내년말 100유로 전망"
천연가스價 급등에 유럽 침체 리스크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이틀새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30% 폭등한 가운데, 향후 몇 년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 10년간의 평균을 5배 넘게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서 2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스프롬은 터빈 수리를 이유로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 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27일부터 정상 공급량의 20% 수준인 하루 3300만㎥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 같은 발표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기준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8월 선물은 26일 장중 20% 급등하며 ㎿h(메가와트시)당 210유로까지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초 이후 최고가다. 2010년~2020년 10년간의 평균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유럽 TTF 천연가스 가격 차트, 자료=바차트닷컴] 고인원 기자 2022.07.27 koinwon@newspim.com |
리서치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제니퍼 맥커운 선임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천연가스) 대체 공급원에 제약이 있는 탓에 유럽이 필요한 가스 물량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TTF 가격이 한동안 내려오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올 연말까지 TTF 가격이 메가와트시당 150유로에 머물고, 2023년에 말에야 100유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0년~2020년 10년간 TTF가격 30유로 아래에 머문 것을 감안하면 100유로도 역사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맥커운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공급 축소로 유럽이 겨울철 난방 수요가 급증하기 전인 11월까지 저장 시설의 재고를 최소 80%까지 높인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GIE)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 시설은 7월 26일 기준으로 66.7%만 차있는 상태다. 80% 목표에 대폭 못 미치는 수준으로, 러시아가 지금처럼 필요한 최소한의 물량만 보내면 재고 확보에 실패한 유럽에서 겨울철 천연 가스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CE는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이미 고물가로 시름하고 있는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앞서 26일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 3.6%에서 3.2%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도 2.6%으로 이전 전망치에서 0.2%포인트 내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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