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중국이 대만산 일부 품목에 경제적 보복을 가하자 대만 정부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천지중(陳吉仲) 대만 농업위원회 주임(장관급)은 "농작물 산지 가격을 최근 3~5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고 내수 진작, 대체 수출처 발굴, 자금조달 강화, 국제무역 확대 등으로 농어민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감귤류∙냉장갈치∙전갱이 수입 중단으로 올해 관련 업계는 6억2000만대만달러(약 268억원)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3일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며 대만산 감귤류 제품과 냉동 갈치 등 해산물의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 이밖에도 건축 자재 또는 철강재 제조에 쓰이는 중국산 천연 모래의 대만 수출도 금지했다.
대만 농업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감귤류 생산량 46만4871t 중 약 8000t(1.7%)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같은 기간 냉장 갈치와 냉동 전갱이의 대중 수출 비중은 각각 79%, 13%로 집계됐다.
다만 천연 모래 수출 중단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대만 경제부는 2006년부터 중국산 천연 모래 수입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올해 대만이 수입한 천연 모래는 17만t으로 전체 수요의 0.5%에 불과한 데다 중국산 천연모래 수입량은 2만t에 그쳤다고 밝혔다.
대만 타이베이의 한 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황즈충(黃智聰) 대만정치대 재정학과 교수는 "대만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을 최대한 조정하고 다른 국가들과 자유무역을 확대해 지정학적 요소로 인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상당부문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 타격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의 경제 제재가 대만 농·어민과 식품 제조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황 교수는 "올해 시 주석이 가을 연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체재 안정을 위해 대만에 대한 추가적 대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 많은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어 이를 어떻게 대응하고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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