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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성 무너뜨린 월트디즈니...OTT 가격전쟁 서막 올라

기사입력 : 2022년08월11일 16:36

최종수정 : 2022년08월17일 10:02

디즈니도 12월 광고 포함 저가 요금제 출시
유통사 제휴로 시장 점유율 높이기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오버더톱) 시장의 후발주자인 미국 월트디즈니가 넷플릭스를 제치고 '최다 구독' 타이틀을 거머줬다. 

월트디즈니는 10일(현지시간) 2022회계연도 3분기(4월 3일~7월 2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사 운영의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의 총 구독 건수가 2억2110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3개의 플랫폼 구독 수를 합친 수치이지만 넷플릭스가 밝힌 총 구독(2억2070만건)을 웃돈다. 한국에서는 디즈니+만 구독하는 이용자가 많지만 북미의 경우 3개의 스트리밍을 통합 서비스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가입자가 적지 않다. 월트디즈니는 통합 가입 건수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디즈니+로고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2022.01.06 alice09@newspim.com

주목받는 것은 디즈니+의 엄청난 구독자 성장 속도다. 디즈니+의 총 구독자 수는 1억5210만명으로 지난 분기 때보다 1440만명 늘었다. 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에 20만명, 2분기에 10만명에 근접한 기존 구독자를 잃은 것과 대조된다. 훌루와 ESPN+도 3개월 만에 신규 구독자 수가 각각 60만명, 50만명 증가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위축과 애플TV+·디스커버리+ 등과 치열한 경쟁으로 OTT 구독 취소가 줄잇는 가운데 월트디즈니만은 승승장구다.

월트디즈니 만의 독보적인 캐릭터와 자체 콘텐츠들이 신규 구독자들을 끌어들였다는 진단이다. 올해 4~6월 1440만명의 신규 구독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와 마블 드라마 '미즈마블' 등이 큰 인기를 끈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해리스 안와르 인베스팅닷컴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가 구독자를 늘리려고 애쓸 때 디즈니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었다"며 "디즈니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여지가 더 있다"고 진단했다.

◆ 넷플릭스가 쏘아올린 '광고 도입'...디즈니+도 요금제 개편

디즈니+ 구독자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콘텐츠 제작 비용 등으로 2분기 1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 만큼 구독자 수를 확보하긴 했지만 언제 흑자로 전환할지가 미지수다. 회사는 오는 2024회계연도에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구독자 감소에 따른 손실을 메우고 인상된 요금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광고형 저가 요금제 도입을 준비 중이라면, 디즈니는 적자 만회의 성격이 짙다.

디즈니+는 오는 12월 8일부터 월 7.99 요금제에 광고를 삽입한다. 광고 없이 기존처럼 콘텐츠를 즐기려면 10.9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기존보다 싼 요금제 옵션을 새로 추가한 경우라면 디즈니+는 요금을 전면 인상한다는 얘기다.

사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훌루, 피콕 등 해외 OTT에서 광고가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이에 그동안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광고가 없어 끊김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해왔다. 그러나 현재는 치열해진 OTT업계 경쟁과 가입 수요 급감에 타협의 길을 택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스트리밍 업계의 다음 에피소드는 가격 전쟁(price war)"이라고 9일 보도했다. 모간스탠리는 미국 TV시청자가 스트리밍에 평균 지불하는 월 요금이 50달러라며 2019년 35달러에서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 OTT시장이 포화상태이며 구독자 이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노트북 컴퓨터 화면에 비친 넷플릭스 웹사이트. [사진=블룸버그]

CFRA리서치의 투나 아모비 애널리스트는 이미 지난 1월 중순부터 디즈니+의 저가 요금제 도입을 예견했었다. 넷플릭스의 성장 동력 둔화는 업계 경쟁에 따른 것이며 물가 상승 압력까지 더해지며 "가격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 OTT, 유통사 제휴로 시장 점유율 늘린다 

단순 양질의 콘텐츠만으로 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OTT 업계가 유통사와 손을 잡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미국의 유통 공룡 월마트가 멤버십 회원들에 OTT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9일 보도했다. 회사는 월마트 멤버십 가입자라면 무료로 OTT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인데 "최근 몇 주 사이 디즈니, 파라마운트, 컴캐스트 등과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어느 업체가 월마트와 제휴하게될지 알 수 없지만 성사된다면 서로에 '윈윈'이다. 월마트의 경쟁사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유료 멤버십 '프라임' 회원들에 자체 OTT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월마트도 2020년 9월부터 유료 회원제를 운영 중이다. 주문한 상품의 무료 배송과 주유비 할인이 기본 서비스이며 음악 스트리밍 '스포티파이' 6개월 무료 체험 혜택이 있지만 OTT 서비스는 없다. 아마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OTT업체와 제휴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OTT 업계 입장에서 동종업끼리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싸움보다 다른 업계와 고객층을 공유하는 편이 대규모 신규 가입자 유치에 유리하다. 월마트는 유료 회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아마존은 지난해 글로벌 프라임 가입자가 약 2억만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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