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녹즙 배달에 '이동식 전동카트' 도입
야쿠르트 아줌마 '코코'와 경쟁...녹색 카트로 도전장
식품서 유통기업 전환한 hy...후발주자 풀무원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풀무원이 이동식 전동카트 '녹크'를 도입하고 녹즙, 발효유를 비롯한 신선식품 배송 사업 확대에 나섰다. 풀무원식품, 풀무원푸드머스 등 계열사 제품도 지역 거점에 자리한 '녹크'를 통해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에 이동식 카트를 적용한 이후 현재 유통전문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hy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 계열사인 풀무원녹즙은 최근 이동식 냉장전동카트 '녹크' 43대를 도입해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그동안 녹즙 배달원인 '모닝스텝이' 초록색 냉장가방을 메고 주거지, 업무지구, 학원가 등에 녹즙을 배달했다면 앞으로는 냉장기능을 탑재한 전동카트에 제품을 싣고 배달하고 지역 거점에서 이동상점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일 배송과 지역 거점 판매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다.
풀무원녹즙은 지난 6월 전동카트 기획 및 제작을 추진해 현재 43대를 현장에 도입했다. 올해까지 100대, 2025년까지 500대로 점차 운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1995년 녹즙 배달사업을 시작한 풀무원녹즙의 가맹점은 전국 400여 개 지점이며 활동하는 모닝스텝은 2000여명이다.
2014년 이동식 전동카트 '코코'를 최초 도입한 이후 '라스트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hy에 풀무원이 도전장을 낸 셈이다. 라스트마일 배송은 상품과 고객의 마지막 배송 접점을 의미한다. hy는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판매사원 '프레시매니저'들이 제품을 수월하게 배달할 수 있도록 이동식 카트를 자체 개발했다. 현재 hy의 프레시매니저는 1만1000여명으로 이 중 95% 이상인 1만여명이 '코코'를 활용하고 있다.
왼쪽부터 hy 프레시매니저의 이동식전동카트 '코코', 풀무원녹즙이 새로 도입한 전동카트 '녹크'. [사진= 각사] |
특히 카트를 탄 프레시매니저는 단순 배달원이 아닌 자체 유통망으로 성장했다. hy는 지난해부터 프레시매니저를 근간으로 하는 핵심역량인 '냉장배송 네트워크'에 물류기능을 더해 유통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유통전문기업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타사 제휴를 통해 생활용품, 화장품 등 제품 품목 확대하고 온라인몰 프레딧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프레시매니저가 배달해주는 통합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7월 전체 프레시매니저 매출액 가운데 생활용품 등 타사 제품(비식품군)의 비중은 8배가량 상승했고 타사 제품 종류는 151종에서 825종으로 늘었다.
hy관계자는 "기존 퀵커머스 대비 속도는 느리지만 지역에서 친근한 존재인 프레시매니저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 안심배송 할 수 있고 추가 인력과 투자없이 프레시매니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풀무원녹즙도 hy와 마찬가지로 유통 확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퀵커머스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다 hy의 성장모델도 어느 정도 증명됐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지역 거점 판매 시 풀무원의 초록색 카트 '녹크'와 와 살구색인 hy의 '코코' 간 경쟁도 예상된다. hy와 풀무원은 각각 발효유, 녹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타사제품까지 취급하는 만큼 품목 다양성 부문에서는 hy가 앞서고 있지만 두부 등 식품 부문에서는 풀무원의 제품력도 무시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 식품 계열사들이 보유한 제품 가짓수가 많기 때문에 녹크를 통해 판매하는 품목을 타사 생활용품 등으로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며 "당장은 지역거점판매를 통해 풀무원 제품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소용량, 신선식품 가운데 녹크에 특화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