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인 1조 순찰', '준사법권 부여' 요구
서교공 "아직 내부에서 논의 중"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서울교통공사(서교공)가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재발방지 대책 세우기에 골몰하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이하 노조)은 '2인 1조 순찰 현실화', '역무원에 준사법권 부여' 등을 주장하며 역무원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일 서교공에 따르면 신당역 사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해 직원들에게 제안을 받는 등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신당역 사고 피해자를 추모하고 재발방지 및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9.20 mironj19@newspim.com |
이날 오전 노조는 서울시청 앞에서 신당역 사건 피해자를 추모하고 재발방지 및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 측은 ▲현장안전 확보 대책 ▲사망사고 관련조합원 보호 대책 ▲전사적 조직문화 개선 대책 등 전반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서울시와 서교공 측에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오는 24일 서교공 측에 특별단체교섭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장안전 확보 대책으로 인력 충원을 통한 '2인 1조 순찰의 현실화', 취객 및 폭력 상황에 대응의 방편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준사법권 부여' 등을 언급했다.
현재 서교공 1~8호선 역사 인력운영은 전체 265개역(3360명 근무)이며 이 중 약 27%에 해당하는 73개역(715명)이 동시간대 2명의 역무원이 근무하는 곳이다. 즉 역사 5곳 중 1곳은 사무실을 비워둔 채로 2인 1조로 순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2인 1조 순찰'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발표 5시간 만에 철회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서교공과의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앞서 주장했던 서교공 '경영 합리화'에 반하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경영 합리화를 통해 비용과 적자를 줄이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며 서교공 인력감축을 시사했었다. 이후 서교공의 인력감축 움직임이 이어지며 노조 측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한 노조는 '역무원 사법권 부여'에 대해서 노조 측은 "과태료라도 부과할 수 있는 준사법권이라도 빠르게 부여해달라고 요구 중"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신당역 사건 이후 지하철 역무원과 보안관에게 사법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선 서교공의 대책 마련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정섭 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총리 지시로 본사에서는 사업소에, 사업소에서는 직원들에게 아이디어 모으라는 지시했다"며 "직원들은 자신들이 보호 받을 수 있을지 우려 중인데 그에 대한 대책까지 본인들이 내라고 하니 어이 없어 한다"라고 말했다.
서교공 관계자는 "재발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최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서교공은 노조와 함께 피해자 추모 주간을 진행 중이다. 피해자 추모를 위해 현재 전 직원이 검은색 리본을 패용 중이며 신당역을 비롯한 50여 곳의 역사에 오는 21일까지 추모공간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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