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대륙의 실수'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낳은 샤오미(小米)가 자율주행 자동차 기업으로의 변신에 바짝 다가섰다.
[사진=바이두(百度)] |
30일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등에 따르면 레이쥔(雷軍) 샤오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내부 강연에서 샤오미자동차의 첫 번째 시제품이 이미 생산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또 다른 매체 CNMO는 소식통을 인용, 샤오미자동차 시제품이 지난 28일 정식 생산됐다며 다음의 중요한 목표는 연말에 샤오미자동차 자체 공장을 준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CNMO는 앞서 이달 8일, 샤오미자동차 시제품이 거의 완성됐고 소프트웨어 탑재만을 남겨둔 상황이라고 보도했었다. 다가올 겨울에 배터리 등 성능 테스트를 시작한 뒤 배터리 모듈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레이쥔 CEO는 당시 "(전기차 제조가)내 생애 마지막 창업 아이템"이라면서 "향후 10년간 최소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8월 전기차법인인 샤오미EV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율주행업체인 딥모션을 인수하는가 하면 라이다센서기업인 허싸이커지, 리튬 생산업체 간펑리튬 등에도 투자했다. 11월에는 자회사 샤오미자동차를 세웠다.
레이쥔 CEO는 올해 8월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기술 개발 현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2024년 스마트 전기차 업계 선두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자율주행기술 연구개발 첫 단계에 테스트용 차량 140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9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테슬라는 샤오미보다 10여년 일찍 전기차 업계에 진출했다. 누군가는 샤오미가 전기차 업계에 진출할 시기를 놓쳤다고 말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전기차 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샤오미의 첫 차량이 2024년 공식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업계는 가격이 샤오미 자동차의 성패를 가를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2011년 당시 판매가 대비 3분의 1이상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가성비 갑' 브랜드로 인정받아온 샤오미인 만큼 스마트 전기차 분야에서도 소비자의 '가성비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초 있었던 '미펀(米粉·샤오미 팬) 오픈데이 라이브 방송'에서 레이쥔은 자신의 SNS에 '샤오미의 첫 자동차, 당신은 얼마였으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투표를 진행했다. 총 1만 7000여 명이 투표에 참여, 70%에 가까운 응답자가 15만 위안(약 3031만 원)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고, "30만 위안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0%에 못 미쳤다.
[사진=CNMO 갈무리] 레이쥔(雷軍) 샤오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테스트 중인 샤오미 자율주행 자동차 小米创始人雷军和小米自动驾驶测试车 |
샤오미 측은 첫 자율주행차량을 두 가지 종류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대중성을 고려한 저가 라인과 고가 라인으로 분류해 각각 400V(볼트)급, 800V 충전 시스템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샤오미가 신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꼽힌다. 매출 절반 이상을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요 감소 및 경쟁 심화 등으로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오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02억 위안(약 14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5% 줄어든 14억 위안에 그쳤다. 특히 이 기간 스마트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5% 감소한 432억 위안을 기록한 것이 2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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