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내놓습니다"...쏠쏠했던 교촌도 매물 쏟아져
배달 급감에 원가·금리상승..."1위 치킨도 어렵네"
업계 전반의 문제...자영업자 구조조정 시그널 견해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폐점율 '제로'(0%)를 기록하던 교촌치킨마저 흔들리고 있다. 고물가로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이 이유다. 배달수요는 줄고 원가부담과 대출금리는 고공행진하자 운영하던 매장을 매물로 내놓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 교촌치킨 매장을 매도하고자 하는 자영업자들의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나는 사장이다' 내 점포매도 페이지에는 지난 8월부터 이날까지 교촌치킨 양수·양도 게시글이 총 31건 가량 올라왔다. 지난해 해당 페이지에 올라온 교촌치킨 양수·양도 게시글은 연간 2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8월부터 매달 10건 내외의 게시글이 쏟아진 것이다.
두바이에 오픈한 교촌치킨 1호점인 '데이라시티센터점'. 사진=교촌에프앤비 |
이같은 현상은 리오프닝 이후 배달수요가 급감하고 고물가로 원가부담이 가중되면서 굳건하던 교촌치킨에도 균열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교촌치킨은 이달 중순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유 카놀라유 가격을 18ℓ기준 5만4164원에서 6만1664원으로 13.8% 올리기로 했다. 협력업체의 인상 요구에 따라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을 일으켜 매장을 열었던 가맹점주들이 잇따라 사업 정리에 나선 것이 매물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교촌치킨 창업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한 자영업자는 "교촌 매물 같은 경우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요즘 유독 많이 보인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올해 말부터 내년에는 경기가 더 안 좋아진다면 메이저인 교촌도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교촌치킨 관계자는 "올해 폐점 점포는 2곳 정도로 여전히 낮은 폐점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본사는 점주부담을 낮추기 위한 가맹점 지원 및 수익성 개선책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그동안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교촌치킨은 소위 '탐나는 프랜차이즈'로 꼽혀왔다. 배달음식 중 가장 수요가 많은 치킨업체 중에서도 1위 브랜드인데다 매장 수를 크게 늘리지 않는 철저한 상권 보호 정책으로 매장당 수익성이 타 업체 대비 쏠쏠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촌치킨은 폐점율 0%를 기록했으며 매장당 연평균 매출액도 7억5372만원에 달했다. 2020년에도 교촌치킨은 매장당 7억여원의 매장당 연평균 매출액을 올렸으며 이 기간 bhc와 bbq의 매장당 연평균 매출액은 각각 4억원, 3억원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외식 물가 지수가 작년 동월 대비 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2년 10월 8.8% 이후 약 30여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모습. 2022.07.06 hwang@newspim.com |
그러나 올해 들어 속속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인 1323억1300만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억5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원가부담이 늘면서 이익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3분기에도 이익률 감소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비단 교촌치킨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경기침체가 심회되면서 최근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교촌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매장 양도양수나 폐점이 늘었다"며 "특히 최근 1~2년 내 매장을 차렸던 업주들은 원재료비 인상, 금리상승 부담을 못 이기고 매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위기를 맞으면서 자영업자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됨에 따른 시그널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침체기에 진입하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이탈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의 구조조정과 동시에 이에 대한 재정지원을 장기간 끌고 갈 수 있는 정부의 청사진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