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가교육위원회 첫 국감
이배용 "정파성 우려, 공통분모 찾을 것"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국회에서 17일 열린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첫 국정감사에서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의 역사관과 천세영 위원의 교육업체 사외이사 겸직 의혹 등 위원들에 대한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야당은 이 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식민사관이라고 지적했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위원장은 '우리가 근대화에 실패한 것은 준비 없이 근대화의 흐름에 따라 밀려왔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전형적인 친일 식민사관"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국가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17 leehs@newspim.com |
이어 "조선은 자력으로 근대화가 불가능하니 일본이 시혜를 베풀어줬다는 얘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저는 식민사관이 아니"라며 "제가 일제 침탈에 대한 수탈론자"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재임했던 2013년에 명성황후를 민비로 지칭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한국학중앙연구원장 교수협의회에서 이 위원장의 원장 연임 반대 성명서가 제출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국가교육위원회 수장으로서의 자격이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임기 말에 연임 반대 성명서가 네 차례나 나왔다"며 "교수와 교직원, 학생 사이에서 갈등과 불만이 고조되고 상호 신뢰가 무너져 개원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이유로 반대한 일이 있었다. 국교위보다 협소한 기관에서도 이런 평가를 받았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교과서에 대해 가장 앞장서서 활동했다"며 "과거 대한민국 역사관 초대 관장 공모에 응모했다가 균형 잡힌 역사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그 당시에는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이 '역사학자로서 박정희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 위원장은 "어떤 인물은 한 단면뿐만 아니라 전체적 맥락에서 공과 과가 있다"며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로 인해서 번영한 것에 대해서는 다 동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늘도 있다"며 "다른 부분도 상처받은 부분이 있지 않겠나"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훈 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윤 대통령, 이배용 위원장, 김대기 비서실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사진=대통령실] 2022.09.27 photo@newspim.com |
여당은 최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선망국론' 논란에 대해 물었다.
앞서 지난 11일 정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미일 군사훈련 비판에 대해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라며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 왕조를 집어삼켰다. 구한말의 사정은 그러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 글에 염려되는 부분이 없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답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오늘 역사학자로 이 자리에 앉은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권 의원이 "교육위원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동학농민혁명의 의미에 대해서는 법률로까지 제정됐는데 법률적 성격까지 답변을 거부하면 자격이 있느냐"고 따지자 이 위원장은 "저항은 충분히 많이 있었다"고 했다.
대통령 몫으로 추천돼 국가교육위원으로 임명된 천세영 전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의 겸직 의혹도 제기됐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오늘자 JM로보틱스 등기사항 증명서를 보면 천 위원이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다"며 "지난 12일까지 본인 SNS을 통해 인공지능 로봇교육과정을 홍보하고 있다. 국교위원이 된 이후에 홍보한 것을 볼때 겸직금지 사항을 위반한 것이며 명백한 이해충돌 해촉 사유"라고 지적했다.
국가교육위원회법은 위원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 관련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데 천 위원은 2020년 7월 이 업체 사외이사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는 게 도 의원 측의 설명이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대화 상임위원의 경력을 문제 삼았다. 정 상임위원은 2019년 본인의 SNS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옹호 글을 게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상임위원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심해서 적절치 않다는 글을 여러번 올리긴 했다"고 말했다.
국교위원들의 정파성 우려에 대해선 이 위원장은 "(위원들의) 추천 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우려를 하지만 사회적 경륜,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모였기 때문에 국교위는 정쟁보다는 아이들 미래를 위한 마음은 다 같지 않을까"라며 "역지사지로 헤아리면서 공통분모를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에 대한 전수평가 논란을 두고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지금 제가 얘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며 교육부에서 잘 검토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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