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법 개정 통과되면 지배구조 '위험'
책임경영과 투명경영 사이..'등기이사'여부도 관심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부회장으로 오른 지 10년만에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과 함께 지배구조와 관련한 숙제를 안고 있다.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대세가 된 현재 삼성생명에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약한 지분 고리를 어떻게 보완할 지, 삼성전자의 전문경영인 체제 변화 과정은 어떻게 될 지 등이 과제다.
[서울=뉴스핌]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19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마친후 직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022.08.19 photo@newspim.com |
우선 삼성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정립될 지에 관심이 몰린다.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 등 3개사는 2년전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지배구조에 대한 용역을 줬다. 최종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의 지배구조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 회장 등 오너일가가 삼성물산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소유한 형태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이 회장(17.97%)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보유중이다. 이를 가지고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그룹 주력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 연결고리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현재 야당이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총자산의 3%만 보유할 수 있어 20조원 이상의 나머지 지분은 모두 팔아야 한다. 이는 삼성물산에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을 사업지주와 금융지주로 분할하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물산을 분할해 삼성생명으로부터 삼성전자 등의 지분을 넘겨 받는 사업지주사, 그리고 금융사들의 지분을 보유하는 금융지주사로 만드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책임 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의 투명 경영 사이에서의 균형도 요구되고 있다. 이 회장 역시 지배구조와 관련해 투명한 경영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 강조해 왔다. 지난 2020년 5월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대해 그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고,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당시 이 회장은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계열사별로 이사회 중심의 경영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사회에서 최고 경영자를 추천하고 선임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별개로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 회장이 등기 이사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비등기 임원으로 회장직을 지속할 경우 회사의 의사결정은 다 하되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등기 임원으로 등재해 보다 책임지고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 회장이 등기 임원으로 오를 경우, 소유-경영 분리 및 전문 경영인 체제에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앞으로 등기 임원이 될 것인지 여부도 관심"이라며 "등기 임원이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 시각들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