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예측 사이트 2곳 '공화당 장악' 전망
CNN 조사 "민주당 지지층서 바이든 인기 17%"
'경제' 중요한데 민주당은 '낙태권' 올인
"실패할 도박판에 내기 걸은 셈"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오는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2022 미국 중간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 예측 사이트들은 모두 공화당의 하원 장악을 가리키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상원이라도 지키자'는 결심을 다지고 있지만 최근 이마저도 무리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가 각종 여론조사·선거자금 모금·각 지역별 주민 투표 패턴을 분석하고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기준 상원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은 53석, 민주당은 47석으로 예상했다.
경제 전문 매체 '더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인구 통계학·선거자금 모금·이전 선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에서는 최신 결과치인 지난 31일 기준 공화당은 최대 54석, 민주당은 46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선거를 7일 앞둔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의회 나무가 빨갛게 물들었다. 2022.11.01 [사지네=로이터 뉴스핌] |
또 다른 선거 예측 사이트 '270투윈'은 공화당 49석, 민주당 49석으로 초접전이 예상되는 의석은 네바다와 조지아주(州) 2곳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상원은 50대 50으로 양당이 절반으로 갈린 상황인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장 자격으로 '캐스팅보트'(casting vote·안건의 찬성과 부결 의결이 동수인 경우 의장이 행사하는 투표권)를 할 수 있어 민주당이 사실상 다수당이다.
만일 한 의석이라도 공화당이 더 가져간다면 민주당은 양원 모두 잃게 돼 남은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2년은 '레임덕'(lame duck·지도력 공백 현상)이 될 것이 뻔하다.
주요 언론들은 민주당이 이슈 선점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진보 성향의 매체로 민주당 지지층 시청자가 많은 CNN방송조차 "민주당은 실패할 도박판에 내기를 걸었다"고 진단한다.
◆ 민주당이 열세임을 보여주는 여론 위험 신호 5가지
CNN이 여론조사 기관 SSRS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18세 이상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3.2%) 결과 "2022년 중간선거는 민주당에 매우 힘들 것이란 경고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방송은 특히 5가지 여론조사 수치가 위험 신호라고 소개했다. 첫째는 바이든의 전반적인 국정운영 지지율이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42%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 조사 떄 46%에서 4%포인트(p)나 떨어진 수치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의 저조한 인기다. 민주당 지지층 응답자의 불과 17%만 그를 '강력히 지지'(strongly approve) 했고 무려 47%가 '강력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두 번째는 바이든 정권의 정책 우선 순위다. 응답자의 61%가 '바이든이 가장 중요한 현안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가 정책 우선 순위를 잘 선정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39%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인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 같은 질문에서 40%가 트럼프의 정책 우선 순위를 지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좋지 않은 수치다.
세 번째로 올해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란 점이다. 무려 51%가 이렇게 응답했는데 민주당이 선거 운동에서 전면으로 내세우는 낙태권에 대한 관심은 15%에 그쳤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휘발유 가격은 공화당의 정책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가 최대 현안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무려 71%가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인플레 감축법(IRA) 관련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 2022.11.02 [사진=로이터 뉴스핌] |
네 번째 위험 신호는 바이든 정권 들어 미국인들의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72%, 미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국가가 꽤(fairly) 혹은 매우(very) 안좋게 돌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다른 말로 "의회를 고치고 싶은 유권자들의 열망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며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양원을 장악하고 있어 공화당에게 매우 희소식"이라고 CNN은 진단했다.
마지막은 경기침체 공포다. 유권자의 75%가 '현재 경기침체에 있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동안 경기침체는 오지 않았고, 설상 온다고 해도 연착륙(soft landing·급격한 경기침체나 가파른 실업증가를 야기하지 않는 완만한 침체)할 것이란 메시지를 거듭 발표한 바이든 정부와 상반되는 여론이다.
정권 심판 성격이 짙은 중간선거의 성격상 미국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침체는 악재다. 실제로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열기가 민주당 보다 월등히 뜨겁다는 소식이다.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때 민주당 지지의 유권자 44%가 반드시 투표장을 가겠다고 응답했다면 올해는 24%에 불과하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 유권자의 경우 38%가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 민주당, 낙태권 광고 지출에 돈 '펑펑'...바이든 말실수까지
연방 대법원이 지난 6월 24일부로 '로 대(對) 웨이드' 낙태권 판례를 뒤집으면서 미국에서 큰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중간선거를 준비하는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이 '낙태권 부활'을 전면으로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민주당은 돌이킬 수 없는 전략 판단 실수를 저지른 듯 보인다.
광고 분석업체 애딤팩트(AdImpact)에 따르면 민주당 선거 캠프와 관련 단체들이 낙태권과 공화당이 여성의 권리를 빼앗는다는 내용의 TV광고에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쓴 비용은 2억1400만달러(약 3049억5000만원). 전체 광고 지출의 45%를 차지했다.
민주당이 그 다음으로 광고 지출을 많이 한 주제는 높은 범죄율인데 전체의 17%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 역시 유권자들이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분야일 뿐더러 공화당이 선점한 이슈다.
미국 대법원 앞에서 낙태 관련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CNN 여론조사에서 범죄가 최대 현안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3%에 불과했다. 빌 맥인터프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는 "공화당은 경제·범죄·국경 안보 사안에서 이기고 있다. 민주당은 낙태권·민주주의·기후변화에서 우세"라고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위한 유세 연설에서 한 말실수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플로리다주 핼랜데일비치를 방문, 민주당 지지자들 앞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내용 중 하나인 의약품 가격 상한제를 홍보했다. 그는 한 예로 당뇨 환자 치료에 쓰이는 인슐린 가격을 35달러 이하로 제한하게 됐다며 "인슐린을 발명한 사람은 특허를 출원하지 않았다. 그는 모두가 사용할 수 있길 원했다. 나는 그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됐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팩트체크 기사에서 "인슐린은 인체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이고 발명된 것이 아니라 캐나다의 생화학자 프레더릭 밴팅이 발견한 것"이라며 "밴팅 박사는 1941년 2월 21일에 49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바이든은 1942년 11월 20일에 태어났다"고 꼬집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