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천억기업 최대 규모…총 매출 재계 순위 3위
투자와 수출 확대…글로벌 경제둔화 극복 '관건'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을 뛰어넘은 벤처기업이 73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총 매출액은 재계 3위 수준이다. 다만 이후 벤처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수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 벤처천억기업 최대 규모…총 매출 재계 순위 3위
2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1년도 기준 벤처천억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를 달성한 벤처기업은 모두 739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633개사보다 106개사(16.7%)가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이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벤처천억기업 가운데 전년에 이어 연속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기업은 569개사로 파악됐다. 62개사는 1000억원 매출에서 제외된 후 이번에 다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08개사는 이번에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렸다.
2021년 기준 벤처천억기업의 매출액 현황 [자료=중소벤처기업부] 2022.11.21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들 기업이 달성한 총매출은 188조원으로 전년 151조원 대비 22.5% 늘었다.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평균 매출 증가율은 22.5%로 같은 기간 대기업 15.5%, 중견기업 15.8%와 비교해 높은 성장성을 나타냈다.
꾸준히 급성장을 이어가는 가젤형 벤처 1000억 기업은 지난해 48개사로 전년과 비교해 11개사가 증가했다. 이 또한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은 규모다.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도 2020년 17개사에서 신규 4개사가 추가돼 지난해 21개에 달했다.
지난해 이들 기업이 고용한 인력은 27만8067명으로, 2020년 24만2030명과 비교하면 3만6037명(14.8%)이 늘었다. 업종별로는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업종에서 4만4074명, SW개발·IT기반서비스업에서 3만4976명으로 나타나 ICT기술과 연관이 높은 업종에 근무하는 인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벤처천억기업 중 수출기업 수는 2020년보다 96개사가 많은 580개사로 나타났다. 총수출액은 약 39조원이고, 기업당 평균 수출액은 약 680억원으로 조사됐다.
벤처천억기업들이 보유한 산업재산권은 8만291건으로 국내 전체 산업재산권 59만2615건의 13.5%를 차지했다. 이는 기업당 평균 108.6개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한 것으로 2020년 말 기준 104.6개보다 4.1개 증가했다.
이영 장관은 "지난해 벤처천억기업이 2020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은 벤처기업들의 저력과 고군분투의 결과"라며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과 고환율, 고물가 등으로 복합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서 벤처기업들이 가진 역동성과 끈기가 위기를 돌파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제는 투자와 수출 확대…글로벌 경제둔화 극복 '관건'
지난해 벤처천억기업이 늘어난 데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첨단 제조업계가 신속하게 사업모델을 전환하며 성과를 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실제 수출 분야를 보면 ICT와 연계된 첨단 제조업이 두각을 보였다. 에너지·화학·정밀은 2020년 592억원에서 지난해 870억원을 수출액이 늘었다. 의료·제약도 2020년 1515억원에서 지난해 1869억원으로 증가했다.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은 2020년 941억원에서 1055억원으로 늘었다.
[서울=뉴스핌]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Pier17에서 열린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대통령 인사말을 대독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2022.09.22 photo@newspim.com |
다만 문제는 코로나 확진자가 둔화된 올해의 변화는 물론, 유동성 확대의 후폭풍인 물가인상이나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급냉하면서 수출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다음달 중하순께 수출액이 전년 수준을 초과하면서 역대 최대규모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은 예상된다"면서도 "사실상 내년 수출이 더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벤처업계 역시 내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이나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나 수요 측면에서 기존 매출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는 말만 이어진다.
한 벤처기업 임원은 "IT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글로벌 시장을 뚫고 가기가 역부족"이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시장이 활기를 띄어야 하는데 실상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게 문제"라고 전했다.
더구나 투자 역시 걱정이다.
중기부는 국내 모태펀드 운영사의 적기 투자를 유도하고 있고, 글로벌 펀드 마련 등 해외 자본을 유입하기 위해 팔을 걷은 상태다.
그러나 국내 벤처기업의 역동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국내와 국외에서 체감도가 다르다는 얘기도 들린다. 내수를 토대로 성장한 벤처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비슷한 수준의 급성장을 일궈나가는 데 부담이 큰 것으로도 전해진다.
중기부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을 중심으로 한 오일머니 유입에 이영 장관이 힘을 쏟고 있다"며 "이미 앞서 미국 뉴욕에서는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IR을 하는 등 글로벌 벤처투자자들에게 국내 벤처기업을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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