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노선 재개에 11월 여객 운항횟수 급증
中도 리오프닝 준비...실적 기여 기대감↑
국제유가·환율 하락 등 대외환경도 우호적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하늘 길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항공주가 날갯짓을 시작했다. 일본을 중심으로 여객 수송이 급증한데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4분 현재 제주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8% 오른 1만4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앞서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주식 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 약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52주 신저가인 8740원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최근 주가 흐름은 완전 반등 추세다. 일본의 입국 규제 완화와 중국의 리오프닝 분위기 등이 맞물리며 여행 수요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달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 달 간 30.95% 급증했다. 유상증자 이슈로 주가 하락폭이 컸던 만큼 주요 항공주 가운데 상승폭도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주가는 각각 20.91%, 9.86% 상승했다. 전통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5.48%, 15.52% 올랐다. 항공주가 지난 4월 이후 줄곧 하락하다 반등에 성공하자 증권가에서도 "진짜 리오프닝은 지금부터"라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리오프닝 효과는 당장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인천공항의 총 운항은 1만8910회로, 전년 동기 대비 59.6% 증가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1월 운항 횟수의 60% 수준이다. 국제선 여객기 운항은 1만3422회로, 전년 동기 대비 289.7% 급증했다. 3년 전 11월의 절반 수준을 되찾았다.
특히 일본으로 향하는 국제선 비행기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은 지난 10월부터 개인의 무비자 관광을 허용하는 등 여행 제재 정책을 대폭 완화했다. 지난달 일본 노선 수송객 수는 82만명으로, 전월 대비 2배가량 늘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보다는 단거리 노선에 강점이 있는 저비용항공사의 수요 회복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엄격한 입국 규제를 유지했던 동아시아 국가들의 방역 완화가 본격화됐는데 홍콩과 대만을 비롯해 10월에는 일본 또한 전세계 68개국 대상 무비자 입국 허용과 PCR 검사 의무를 중단했다"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 추세라면 한국의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가 연말에는 2019년 동기의 60%까지 회복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속도도 주목받는 변수다. 앞서 중국은 사실상 자국 내 봉쇄 해제를 선언하며 해외 입국자 격리 완화 조치를 빠르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노선 회복까지 가세할 경우 국제선 여객 회복 속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가·환율 하락 등 우호적인 대외환경도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년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55달러(0.76%) 내린 배럴당 71.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최고 92.62달러에 거래되더니 두 달 새 약 23% 급락했다. 항공유 가격도 배럴당 111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안정화보다 반가운 부분은 환율 안정화"라며 "3분기 대비 환율 하락시 유류비, 정비비 등 외화지급성 영업 비용 감소와 외화환산손실 등 영업외비용 감소로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 및 LCC 결소금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