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연준의 금리 인상 효과를 충분히 체감하기 어렵다면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또 인플레이션 진정을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없으며 충분한 증거를 확인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정책 방향 전환(피벗)을 기대하는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최종 기준금리를 5.1%로 제시했는데, 9월 예측치였던 4.6%보다 0.5%p 높았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금리 인상을 멈추고 정책 전환을 할 거란 이른바 '피벗' 예상은 더욱 멀어졌다.
◆ 파월 "지속적인 금리 인상 적절"…'인플레 둔화 더디다' 판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 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미 연준은 이날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현 3.75~4.00%인 연방 기준금리 4.25~4.50%으로 올렸다. 이는 2007년 12월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이며 한국 기준금리(3.25%)와 차이는 125bp로 벌어졌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또 시장에서 주목했던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내년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5.1%로 상향 조정했다. FOMC 위원 19명 중 10명이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5.00~5.25%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5명은 5.25~5.50%로 찍었다. 2명은 5.50~5.75%까지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
이는 연준이 최소한 5% 초반대까지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6% 가까이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원 19명 중 17명이 내년 최종금리를 5% 이상으로 생각했으며 이것이 현재 우리의 평가"라며 "생각보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너무 늦어서 최종금리 전망치는 높아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는 금리 인상 중단이 시기상조가 되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서비스 물가 우려 여전…미국 내년 저성장과 실업률 상승 예상
이날 연준은 내년 물가상승률을 3.1%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연준이 내놓은 2.8%에서 0.3%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2024년의 물가상승률 예측치도 2.5%로 지난 9월 예측치(2.3%)보다도 더 상향조정됐다.
이는 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물가 안정을 위해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인상의 긴축 효과를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면서 "아직 갈 길이 좀 더 남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식지 않는다고 언급해 우려를 키웠다.
파월 의장은 "서비스 물가상승률은 다른 상품 물가상승률만큼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금리를 더 높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비스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매우 과열돼 있어 경제의 어느 정도 고통이 수반 될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상당 기간 저성장과 실업률 상승 등 경제적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며 "가장 큰 어려움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때 발생하는 실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2%에서 0.5%로 크게 낮춰잡았다. 실업률 전망치는 4.4%에서 4.6%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 경기 하강이 불가피하다고 연준이 인정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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