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번 작품은 제게 배우로서 변신할 수 있는 기대와 믿음을 심어준 것 같아요. 또 연극과 매체 연기 병행은 좋은 확장이었고요."
JTBC가 'SKY캐슬'을 뛰어 넘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집 순양가의 막내아들로 회기하는 판타지 드라마를 그린 '재벌집 막내아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김신록이 순양가의 막내딸 진화영으로 분하면서 선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신록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2022.12.25 alice09@newspim.com |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잘 되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이후에 캐스팅 소식이 들려오는데 굵직한 배우들이 맡으시더라고요. 잘 될 수밖에 없다고 느꼈죠(웃음). 이번 작품을 1년 가까이 찍었는데 첫 방송을 앞두니 너무 긴장이 되더라고요. 매니저랑 시청률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저는 첫 방송을 7%로 예상했고, 이후에 잘 돼서 20%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비슷하게 흘러가서 너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죠."
김신록이 맡은 진화영은 진양철(이성민)의 고명딸이자 순양백화점 대표이다. 딸이라는 이유로 순양의 후계자가 되지 못하자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재벌가 특유의 오만함이 내재돼 있지만 미워할 수많은 없는 캐릭터이다.
"진화영은 욕망이 큰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욕망'과 '욕구'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욕구는 하고 싶은 마음이라면, 욕망은 부족하다고 느껴서 더 바라는 마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욕망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결핍이 있다는 거였고요. 그래서 진화영이 더욱 과시하려하고 추구하고 원하는 바가 클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또 낙차를 드러낼 수 있도록 감정의 폭이나 소리,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설계하려고 했고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신록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2022.12.25 alice09@newspim.com |
작품은 재벌 총수 일가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그러다보니 특유의 판타지 내용 안에 실제 역사 속 사건사고가 녹아져 있다. 극중 다뤄지는 사건과 배경이 대한민국 재계와 닮아 있다. 이에 김신록은 "시청자들도 다들 누군가를 떠 올리시더라"라며 반응을 이야기했다.
"회 차가 거듭될수록 다들 누군가를, 혹은 기업을 떠올리시더라고요. 저 역시 진화영을 연기하면서 언론에 노출된 재벌가의 이미지를 단편 모티브 삼긴 했지만 특정인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어요. 진화영은 아버지, 남자 형제들, 남편 사이에서 자기 존재감과 입지를 잃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서바이벌형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요. 상대에, 상황에 맞게 소리치고 울고 애교부리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생존해 나가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능해 인정받지 못하는 오빠들보다 진양철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본인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지만 변덕스럽고 오만스러운 성격 탓에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스스로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지점에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배우 본인은 답답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김신록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2022.12.25 alice09@newspim.com |
"더 본때를 보여주고 싶고 능력을 펼치고 싶지만 가진 패가 많지 않아요. 아버지한테 진화영은 '고명'이 아닌 '메인'이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큰 소리 치지만 보여줄 수 있는 패가 없고요(웃음). 누군가를 대리 삼아서 욕망을 표현하려고 하지만 거기서 오는 한계에 부딪히고요. 진화영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렇게 악을 쓰고 팔짝 뛰었겠어요. 하하. 그걸 연기하는 저도, 진화영에 대한 안쓰러움과 상황이 갖는 한계를 함께 느꼈죠."
'재벌집 막내아들'은 매회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고공행진 하고 있다.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해 이후 넷플릭스 '지옥', tvN '방법', JTBC '괴물'을 통해 굵직한 연기를 펼쳤던 김신록이 이번 작품으로 또 다시 변신을 꾀한 만큼, '재벌집 막내아들'은 남다른 의미로 남았다.
"이 작품을 하면서 댓글에 '지옥'의 박정자인지 몰랐다고 하는 말이 있었는데 너무 좋았어요(웃음). 마흔을 넘어서 영상매체로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데, 이번 작품은 돌이켜 보니까 제가 계속 배우로서 변신할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심어준 작품이라고 느껴져요. 또 연극도 지금 병행하고 있는데 함께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 좋은 확장이었고요. 그래서 대중에게 늘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그리고 늘 변신이 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