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악화에 '유니콘특례' 내려놓고 '기술특례' 신청
28일 거래소 상장예심...업계선 "무난한 통과" 예상
IPO 시장 바이오기업 한파...부진 끊어낼지 주목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신약개발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내년 1호 상장 바이오기업으로 증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유니콘특례(시장평가 우수기업 특례)' 대신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트랙을 변경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에 대한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가 29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소는 매달 격주 목요일마다 상장위원회를 열고 상장예비심사 신청 기업에 대한 상장적격성 여부를 심사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유니콘특례상장을 포기하면서 상장예심은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로고=지아이이노베이션] |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유니콘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상장예심을 청구한 뒤, 4개월 뒤 기술특례상장으로 상장트랙을 변경했다. 상장 심사를 받고 있는 기업이 중간에 상장트랙을 변경한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 초만 해도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는 7000억~1조원 가량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1월 평가기간 한 곳에서 A 평가 등급을 받으며 유니콘 특례상장 요건을 맞출 수 있었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코스닥 시장에서 500억원 이상 시가총액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 기술평가기관 1곳에서 A 이상을 받으면 도전할 수 있게 한 상장 요건이다.
다만 공모과정에서 예상 시가총액이 5000억원에 미달하면 상장예심 승인 효력이 상실된다. 이 때문에 조건만 맞는다면 유니콘 특례상장보다는 기술특례상장이 기업공개(IPO) 완주를 위해 더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증시를 고려하면 공모 흥행을 위해서도 기술특례상장이 유리한 상황이다. 공모가 하한선이 정해지면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 발견이 어려워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참여가 저조해진다.
회사 측은 "공모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상장트랙을 변경해 추진한다"며 "동사는 기술특례상장 요건도 충족하고 있어 현재 진행되는 상장절차는 변동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에서 상장예심에 통과할 경우 내년 1호 바이오 상장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거래소 상장예심을 통과하고 증시 데뷔를 앞둔 코스닥 예비상장사 12곳(스팩 제외) 가운데 바이오 관련 기업은 전무하다.
업계에서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바이오기업 IPO 부진을 끊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가 2020년 말 기술평가 항목수를 늘리는 등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준을 강화하며 기술은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초기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문턱이 높아진 상황이다.
2017년 설립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19년 중국 10대 제약사 심시어에 이중융합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을 9000억원 규모에 기술 이전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유한양행과 1조4000억원 규모로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물질 'GI –301'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투자 유치도 활발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서 160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기업가치만 676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앞서 시리즈 A~C를 거치며 받은 투자금도 900억원 규모로, 비상장 바이오텍 가운데 이례적이었다.
올해 증시 전반에서 투심이 악화되며 장외시장 가격은 3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주당 1만8000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4만원대에 거래되던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토막 수준이다. 현재 추정 시가총액은 3600억원이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