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당국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포기한 직후 전해진 소식이다.
10일 펑파이(澎湃) 등 보도에 따르면 저장성 항저우시 정부는 이날 알리바바와 '전략적 협력 전면 심화 협의'를 체결했다. 2013년 '전략적 협력' 협의를 체결한 데 이어 협력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기로 한 것이다.
류제 항저우 당서기는 협의 체결식에서 "알리바바는 항저우의 경제사회 발전에 '대체할 수 없는 기여'를 했다"며 "항저우 정부는 앞으로 알리바바와 긴밀한 접촉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알리바바는 인터넷 산업의 경제적 겨울 동안 회복력과 핵심 과학 혁신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 플랫폼 경제 정화 캠페인 기간에 문제에 직면하는 용기를 보였다"며 "알리바바 혁신 발전의 리더가 되고 규범적 발전의 모범생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당서기는 같은 날 오전 앤트그룹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기회를 잡고 새로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라"며 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측통들은 항저우시와 류 당서기의 이번 행보가 마윈의 앤트그룹 지배권 포기와 관련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2020년 10월 정부 규제를 정면 비판한 일로 중국 정부의 눈밖에 난 마윈이 지배권을 내려놓으면서 당국의 화가 누그러졌다는 것.
앤트그룹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며 마윈의 지배권 상실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마윈과 그와 행동을 같이 하는 이들이 지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던 것에서 앤트그룹 경영층과 직원 대표, 마윈을 포함하는 10명의 자연인이 각자 독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바뀌게 됐다.
이에 따라 어느 주주도 단독으로든 타주주와 공동으로든 앤트그룹 주총 결과를 통제할 힘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고도 공시는 밝혔다.
마윈은 그동안 관련 법인들을 통해 앤트 그룹의 의결권 53.46%를 확보, 실질적으로 앤트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이번 지배구조 조정으로 마윈의 앤트그룹 의결권은 6.2%로 줄어들게 됐다.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 달 전인 지난 달 18일에는 이롄훙 저장성 당서기가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했다. 이 서기의 방문은 앞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당국이 빅테크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중국 고위 관리가 알리바바 본사를 찾은 것은 2년여 만이다.
중국 당국은 2020년 10월 이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규제 칼날을 들이밀었고, 알리바바에는 2021년 182억 위안(약 3조 4000억 원)의 반독점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한편 빅테크에 대한 중국 당국의 기조가 '규제'에서 '지원'으로 전환하면서 알리바바 주가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알리바바 주가가 향후 60일간 오를 것"이라며 주가 목표치로 150달러를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도 핀테크·클라우드 사업의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알리바바 주가 목표치를 133달러에서 138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알리바바 홍콩 증시 주가는 10일 전 거래일 대비 3.56% 급등한 데 이어 11일 오후 3시 10분(현지시간)에도 전일 대비 2.92% 오른 112.700홍콩달러를 기록 중이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도 전 거래일 대비 3.65% 오르며 114.88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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