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정치 vs 공천 공포...서로 정면 반박
'불출마' 나경원 지지층 표심 어디로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 3·8전당대회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사이의 신경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양강 구도가 형성되며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격해진 모양새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을 향해 '철새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고 반대로 안 의원은 김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국민의힘 양천갑 당원대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1.15 pangbin@newspim.com |
김 의원은 지난 2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안 의원이 앞서 '당내 공천에 대한 공포정치가 있고, 공포정치를 하는 것이 김기현 의원'이라고 한 것에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누가 공포정치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 다음 대선을 나가겠다고 공개적으로 행보하고 있다. 그런데 대선에 나가겠다는 분들이 공천 과정에서 사천을 하거나 낙하산 공천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그 부분을 어떻게 할지 (안 의원) 본인의 입장을 전혀 밝힌 것이 없다. 오히려 그런 두려움들이 더 많다고 저는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자신을 향해 '철새 정치'라고 한 것을 두고 정면 반박했다. 안 의원은 같은 날 인천경영포럼 직후 취재진과 만나 서울시장·대통령 단일화와 합당 후 지방선거 승리를 언급하며 "그런 말씀은 굉장히 실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오세훈 시장 당선을 위해)열심히 도운 게 잘못된 것이었다는 그런 말씀 아닌가"라며 "제가 (윤석열)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해서 정권 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 그런 말씀 같다"고 지적했다.
공방은 전당대회 후보 캠프 대변인으로까지 번졌다.
김 의원 캠프의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안 의원을 향해 '철새정치'라 지칭하며 정책과 비전 제시를 요구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김기현 후보는 철새정치, 기웃거리기 정치를 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선언했다. 이렇게 명백하게 자기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곧 정책이고 비전 제시"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데 안 후보 측은 철새 표현이 네거티브 비방선거라고 발끈하고 있다"며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은 당대표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책검증이지, 네거티브라고 호도하며 적당히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안 의원 캠프 손수조 대변인은 김 의원을 향해 '조급해 보인다', '안타깝다' 등의 감정 표현을 섞어가며 직격했다.
손 대변인은 "단일화 해서 대선승리에 기여했고 윤석열 정부 인수위원장까지 한 안철수 후보에게 철새라 칭하는 게 진정 당과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되는 포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현명한 당원들을 믿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품격있는 전당대회가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강 구도가 펼쳐진 현 상황에서 지지율은 아직 김 의원이 앞서고 있지만, 나 전 의원을 향하던 표심은 일단 안 의원 쪽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과 안 의원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전체 응답자의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국민의힘 지지층의 표본오차 ±4.8%p) 국민의힘 지지층 422명 중 40%는 김 의원을, 33.9%는 안 의원을 지지했다. 같은 기관에서 9일 전 실시했던 조사와 비교할 때 안 의원의 지지율은 16.7%p 증가했다. 김 의원은 0.3%p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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