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카지노'로 첫 OTT 시리즈를 선보인 강윤성 감독이 K무비와 콘텐츠를 향한 글로벌 인기 요인으로 한국만의 세련된 스토리텔링과 숙련된 영화 인력을 꼽았다.
강윤성 감독은 30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카지노' 공개 이후 인터뷰를 통해 시즌1을 공개한 소감 등을 들려줬다. 코로나가 가장 극심하던 시절 필리핀에서 촬영을 해야 했던 어려움과, 감사함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사진=디즈니+] 2023.01.30 jyyang@newspim.com |
"사실 영화는 바로 수치로 나오니까 흥행 여부를 아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가늠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댓글을 많이 보기도 했어요. 초반엔 공개가 늦다고 답답한 반응도 있었지만 나중엔 호평이 많이 보였고 주변 분들 연락이 많이 와서 잘되고 있구나 했죠. 디즈니+에서는 전세계 시청 순위도, 시간도 공개를 안해줬어요. '카지노' 덕에 유료 가입자가 많이 늘었다는 것, 해외에서도 반응이 굉장히 좋다는 정도만 말씀을 들었죠.
총 8부작인 '카지노' 시즌1에서는 필리핀 카지노의 전설적인 존재인 차무식의 어린 시절, 청년 시절의 서사가 꽤 긴 분량으로 나온다. 이와 더불어 한꺼번에 전편을 공개하지 않는 디즈니+의 방식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화제성이 유지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어요. '카지노'에서 벌어진 사건만 다뤄선 깊이있게 갈 수 없겠단 생각에 시청자들이 한 인물을 명확하게 따라가길 바랐어요. 이건 선과 악에 대한 게 아니라 욕망을 쫓아 모여든 사람들의 이해집산과 여러 암투가 뒤섞인 이야기예요. 시즌1에선 인물 설명과 카지노란 공간의 특성, 그곳의 운영에 대한 설명이 꼭 필요했어요. 6-7화부터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시즌2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사건 위주로 이어질 거예요. 자연히 템포도 빠르고 극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룰 겁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카지노'의 한 장면 [사진=디즈니+] 2023.01.30 jyyang@newspim.com |
강 감독이 가장 집중하고 강조한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은 '내일이 없이 오늘을 달리는 사람'이다. 과거 필리핀에서 벌어졌던 여러 사건과 한국 데스크가 설치된 실화도 이야기에 녹여냈다. 실제 인물과 사건에 픽션을 가미해 배우들과 함께 생동감있는 스토리를 펼쳐냈다.
"시즌2에서 극적인 전개들이 주로 나오는데 거기 픽션이 많이 가미됐죠. 시즌1에서 설명된 차무식의 캐릭터가 완성 됐다면 그 힘으로 시즌2가 가게 돼요. 무조건 차무식이 중요했고 최민식 선배님이 아니면 이걸 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배우도 중요했어요. 차무식은 선인도 악인도 아니고 오히려 악인에 가깝기도 하고 선과 상대에 따라선 굉장히 선한 인물이기도 해요. 그런 선과 악을 왔다갔다하면서 캐릭터를 묘사할 수밖에 없는 배우가 그분 뿐이라 생각했죠. 같이 일하면서 이렇게 욕을 찰지게 하는 배우는 우리나라에서 이분 뿐이다 싶었어요. 하하. 저도 한 번도 못들어본 욕도 있었죠."
차무식 역의 최민식 외에도 요즘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배우 손석구가 그와 대척점에 선 경찰 오수훈 역으로 나온다. 시즌1부터 그의 출연이 알려진 뒤로 '도대체 언제 나오냐'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시즌2에는 훨씬 더 늘어난 분량으로 나올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디즈니+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사진=디즈니+] 2023.01.30 jyyang@newspim.com |
"사건이 시작되는 6화부터는 손석구가 등장해 달리기 시작하고 시즌2에서는 당연히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에요. 손석구 배우는 정말 자유스러운 연기를 추구하는데 있어서는 타고난 것 같아요. 약간이라도 가짜같거나 인위적인 것들을 스스로 거부하는 본능이 있달까요. 작은 부분도 진짜같이 묘사하려고 노력하고 대사나 이야기, 캐릭터도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어서 촬영할 때는 연구원으로 불리기도 했어요. 배우들이 항상 손석구와 논의하면 답을 찾아낸다고도 했죠."
'범죄도시'로 제대로 흥행포를 터뜨린 주목받는 감독으로서, 강 감독은 어떤 제약도 없는 촬영 환경과 수위 조절을 OTT 플랫폼의 큰 강점으로 꼽았다. 특별히 K무비와 K콘텐츠를 향한 전 세계적 관심이 쏟아지는 지금, 한국의 경쟁력은 영화 인력의 숙련도와 세련된 스토리텔링을 꼽았다.
"한국 공중파와 비교하긴 어렵지만, 해외 OTT 플랫폼의 가장 큰 강점이 표현 수위의 제약이 없다는 거죠. 영화보다도 더 없어요. 영화는 자기검열을 많이 하거든요. 창작자의 자유라는 측면에선 최상이었고 많은 영화인들이 OTT에 도전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또, K콘텐츠의 글로벌 스탠다드화보다 세계에 먹힐만한 이야기를 한다는 게 우리나라의 경쟁력이라고 봐요. 가장 한국적인 게 세계적인 거란 말도 있었지만 양면성이 있는 느낌이죠. 세계에서 우리 이야기가 먹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간 접근하지 않았던 스토리를 많이 다루고 있고 드라마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굉장히 세련됐다는 거였어요. 해외에서 작업을 해보면 한국 스태프들의 숙련도 수준도 굉장히 높아요.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 수밖에 없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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