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영공 위로 중국의 정찰 풍선이 들어온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중국 방문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오전 중국의 정찰 풍선이 영공에 들어온 것은 주권 침해이자 국제접 위반이라면서 다음주로 예정됐던 블링컨 장관의 베이징 방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중을 연기한 블링컨 장관의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박진 외교장관과 한미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중국이 나의 방문 전날에 이런 조치를 한 것은 우리의 실질적인 대화에 해가 된다"면서 "건설적인 방문을 위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영공 위에 정찰 풍선을 비행시킨 중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고 무책임한 처사"라면서 현 상황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중국의 정찰 자산을 우리의 영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의 통화에서도 이점을 분명히 밝혔고, 외교적 관여의 조건의 준비가 돼있을 때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기자회견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2023.02.04 kckim100@newspim.com |
블링컨 장관은 오는 5~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날 예정이었다. 미 국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대만 및 북핵 문제, 양국간 무역및 첨단 기술을 둘러싼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통해 그동안 불편했던 미중관계 회복의 돌파구가 마련될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불과 며칠 앞두고 중국의 '정찰 풍선'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미중관계가 다시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논란의 확산되자 "과학 연구용 풍선이었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등 조기 진화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문제의 비행정은 중국에서 간 것이지만 민간용이며, 기상 등 과학연구에 사용되는 것"이라면서 "바람의 영향으로 통제 능력이 한계에 봉착해 예정된 항로를 심각하게 벗어났다"고 해명했다.
성명은 이어 "중국 정부는 비행정이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잘못 들어가게 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향후 미국과 소통하며 '불가항력적 의외의 상황'에 대해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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