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여소야대' 국회 감안 '처리 불투명'
작년말 '세제개편안'도 국회 수정으로 '효과 뚝'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정부가 최근 반도체 기업 투자세액공제율 상향을 추진중이지만 '여소야대'라는 국회 상황을 고려할 때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국회는 여야를 떠나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국가전략기술의 투자세액공제 확대를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5일 '2022년 세제개편안과 국회통과안의 비교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당초 개편안은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법인세율 인하, 해외자회사 배당금 이중과세 조정,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일몰 종료 등 과세체계를 정비하려는 등 바람직한 정책방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국회를 통과하며 수정돼 대부분 효과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특히 반도체 분야에 대한 세제지원안도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 관련해서 주요국들은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도 그 심각성을 깨닫고 반도체 기업 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35%까지 상향하기로 발표해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소야대'라는 국회상황을 고려할 때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임동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업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문제점인 높은 수준의 법인세, 상속세 부담 등을 낮추고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투자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의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확대안이 조속히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뿐만 아니라 당초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비교할 때 국회 통과안은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효과가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경쟁국들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낮춰 투자유치를 도모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전 정부는 국제적 흐름과 반대로 올렸다. 작년말 세제개편안이 이를 바로잡으려 최고세율을 22%로 낮추려 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국회를 통과한 지방소득세를 제외한 법인세 최고세율은 한국이 24%로 독일 15%, 영국 19%, 미국 21%, 일본 23.2%보다 높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법인세 최고세율은 OECD 평균이 2017년 24.6%에서 2021년 23.2%로 하락하는 동안 한국은 2017년 24.2%에서 2021년 27.5%로 올랐다. 다만 이번 개정으로 1.1%p 내렸지만 글로벌 기준과는 여전히 동떨어져 있다. 또 이중과세 등 각종 문제가 제기됐고, 제도 도입 취지와 다르게 기업 투자 및 임금 증가에 실효성이 없던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는 일몰되지 않고 3년 연장됐다.
또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중 세부담 적정화와 세제 정상화를 위해 '다주택자 중과 폐지'를 하려고 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2주택자만 중과하지 않는 것으로 수정됐다. 금융세제 관련해서는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는 처리됐지만, 국내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10억원→100억원)는 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의 상황에서는 세제 측면의 규제를 모두 풀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종부세의 다주택자 중과 폐지가 처리되지 못해 반쪽짜리 대책이 됐다"며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가 처리되지 못하면서 '연말매물폭탄'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연말 주식 매도 성향이 완화되지 못했고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을 유인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