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케미칼·정밀화학 등 화학군 주도
SK,이노베이션·E&S 중심으로 기술 협력
"수소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필요"
수소 추출을 위한 열·광분해 기술 개발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암모니아가 수소 경제와 관련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면서 정유·화학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 기업들이 해외에 거점 기지를 세우거나 다른 기업과 손잡고 수소 생산과 저장·활용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암모니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에 암모니아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수소경제는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 구조를 뜻한다. 암모니아는 매년 2억t이 생산되고 운송되는 글로벌 원자재로 안정적인 수소 공급을 위한 확실한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수소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암모니아를 수소 운반 수단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액체 상태의 수소보다 낮은 비용으로 수소의 수송·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체 상태인 수소는 운반 시 다른 화합물로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에 수소에 질소를 결합해 암모니아로 만들어 운송한 뒤 이를 분해해 수소로 생산한다.
암모니아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롯데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2030년까지 120만t 규모의 청정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활용할 계획이며, 해외 청정 암모니아 도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청정 암모니아는 암모니아 제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은 '블루 암모니아'와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등 재생 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만든 수소(H)에 질소(N)를 붙여 암모니아(NH3)로 만든 '그린 암모니아'가 있다.
롯데케미칼은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암모니아를 광(光)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은 빛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추출 파일럿 설비가 들어설 예정인 롯데정밀화학 울산 사업장 전경. [사진 = 롯데정밀화학] |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투자와 파트너십 구축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글로벌 암모니아 최대 생산기업인 미국의 CF인더스트리스와 손잡고 미국 내 청정 암모니아 사업 협력에 나섰다. 독일 에너지기업 RWE,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미국 텍사스 지역 내 청정 암모니아(블루·그린) 생산·수출 프로젝트를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고, 미국 톨그래스와 국내 청정 암모니아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에서는 글로벌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세계 유통망 확대를 위해 이토추·스미토모·미쓰비시 등 일본 주요 상사들과 인프라 네트워크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상업 생산된 청정 암모니아가 울산항으로 입항했다. 국내 1위 암모니아 유통 기업인 롯데정밀화학은 이날 아람코와와 자회사인 사빅 애그리 뉴트리언가 생산한 2만5000t의 청정 암모니아 중 블루 암모니아를 공급받았다. 그동안 청정 수소·암모니아 공급 협약(MOU)은 있었지만 실제로 상업 생산된 청정 암모니아가 공급된 사례는 처음이다. 수소 추출을 위한 열분해·광분해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SK그룹 역시 SK에코플랜트·SK E&S·SK가스 등이 청정 암모니아·수소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미국 소재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전문 기업 아모지에 3000만(391억원)달러 투자했다.
SK E&S는 동티모르 바유운단 가스전을 활용한 1000만t 규모의 탄소 포집·저장(CCS) 개발, 세계 최대 1200만t 규모의 북미 CCS 프로젝트 투자 등도 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엑손모빌과 손잡고 청정 암모니아 시장에 진출했다. 엑손모빌은 미국 텍사스주 베이타운 지역에 블루암모니아 생산 설비를 세우고, SK머티리얼즈가 이를 국내에 도입해 발전 연료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미래에너지로 주목받는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만든 탄소 배출 없는 수소) 연계 사업도 추진한다. 북미지역에서 생산한 수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솔루션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정 암모니아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구체화되야 수요도 늘어난다"며 "탄소 배출이 적은 제품에 대한 세액 공제 등 세부적인 부과 기준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마련되어야 하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