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HSD엔진 인수로 조선 밸류체인 확보
HD현대와 조선 사업군 겹쳐...2강 체제 확립
정기선 사장, 김동관 부회장 친분 넘어 경쟁구도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조선업계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HD현대와 한화가 2강 체제로 막강한 라이벌 관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한화가 대형 선박엔진 기업인 HSD엔진을 인수하면서 선박 엔진생산부터 선박 건조까지 가능해지면서 두 기업간 조선사업 영역이 비슷해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 국내외 결합심사 인허가 절차를 진행중이다. 최근 튀르키예 당국은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고, 영국 정부도 두 기업의 결합을 승인했다.
여기에 한화는 최근 HSD엔진을 인수했다. 한화 계열사 한화임팩트는 약 2269억원 규모의 HSD엔진 지분 33%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HSD엔진은 대형 선박용 엔진 제작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좌) 정기선 HD현대 사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우) [사진=각사] |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 막바지인 한화는 HSD엔진까지 품에 안으면서 조선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당초 한화는 중소형 선박엔진을 만드는 STX중공업 입찰에 뛰어들었으나 발을 뺀 후 HSD엔진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한화와 HD현대는 사실상 조선업 분야 사업군이 비슷해졌다. 아직까지 조선업계 1위는 HD현대가 수주 규모 등 덩치가 더 크지만 한화가 선박엔진 생산부터 선박 건조까지 전반적인 조선 밸류체인을 완성하면서 대등해졌다는 것이다.
두 기업간 조선업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82년생과 83년생 1살 차이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정 사장의 결혼식에 김 부회장이 참석하며 남다른 친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친분을 넘어서 사업군이 겹치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HD현대는 현재 중소형 선박엔진 기업인 STX중공업 인수에 뛰어든 상태다. 인수할 경우 대·중·소 선박엔진 전 라인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올해 조선업계 업황 반등과 신조선가 상승, 선박 수요 증가로 조선업계의 인력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내 미묘한 기류도 흐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와 HD현대간 조선분야 사업군이 같아졌다"며 "두 기업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는데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 관리하에 있었을 당시 많은 인력들이 HD현대로 이동한 상태로 업계간 인력 이동이 또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HD현대와 한화 경쟁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저가·출혈 경쟁은 사라지고 업계에 건전한 분위기가 조성돼 한층 조선사업이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조선업계에서 저가수주가 사라지고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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