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 수수' 김용, 유동규에 직접 질문
유동규 "받은 사람이 제일 잘 기억하지 않겠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선 경선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서로의 기억을 문제 삼으며 언성을 높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원장과 정민용·남욱 변호사 등에 대한 4차 공판을 열고 유 전 본부장을 증인신문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mironj19@newspim.com |
김 전 부원장은 이날 질문 기회를 얻어 유 전 본부장에게 "제가 돈을 언제 달라고 어떤 방법으로 했나, 돈을 언제 준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본인도 기억할 것"이라며 "받은 사람이 제일 잘 기억하지 않겠나"라고 받아쳤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21년 4월 경 자신이 운영하던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1억원, 같은 해 6월 초 수원 영통구 광교 자택 앞 버스정류장에서 3억원, 같은 해 6월 경 경기도청 북측도로 인근에서 2억원 등 김 전 부원장에게 직접 현금 6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특히 3차 전달 시기에 대해 '경기도청에서 몇 시에 만났나'라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만난 시간은 잘 아실 것"이라며 "제가 기억하기로는 (오후) 10시 전후"라고 답했다.
김 전 부원장이 재차 '현장에 가본 적 있냐, 경기도청이 매우 넓다'고 하자 유 전 본부장은 "경기도청 옆 도로에서 꺾어서 들어오라고 한 거 기억 안 나냐"며 언성을 높였다.
두 사람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자 재판부는 "설전으로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증인 진술의 신빙성은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제지에도 김 전 부원장은 '현장에 직접 가보지도 않고 네이버(지도)로 본 것 아니냐'고 계속 따져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다시 "우측변 공원에서 함께 담배 피면서 얘기했던 것도 기억 안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경기도청 공사 상태에 대해서는 "펜스가 쳐져 있고 유리창을 깔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원장은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구체적인 전달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 검사와 과도한 면담시간을 가진 이후 진술을 번복했다며 유 전 본부장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4차례에 걸쳐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을 통해 남 변호사로부터 총 8억4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조성한 정치자금 8억4700만원 중 1억4000만원은 유 전 본부장이, 700만원은 정 변호사가 사용하고 1억원은 남 변호사에게 반환돼 김 전 부원장에게 실제 전달된 돈은 6억원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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