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前비서실장, 나와 같은 입장이라 생각"
"428억은 이재명 위한 돈" vs 김용 "개인적으로 왜 썼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백한 것이고 법정에서 사실대로 말하고 있다"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의 진술 번복 지적을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 등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mironj19@newspim.com |
이날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428억원 약정 의혹'에 대해 질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성남시장) 재선 이후 김만배 씨가 '형이 잘 되면 내가 한 것의 2분의 1을 이재명을 위해 쓰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재명을 위해 반을 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을 위해 쓴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당시 제 입장에서도 용납되지 않아 저로 지칭해서 쓴 것"이라며 "정진상, 김용, 유동규가 한 세트로 3분의 1씩 했지만 저희는 실제로 이 돈이 이재명을 위해 쓰는 돈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씨가 약정한 700억원(세금·공통비 등 제외 428억원) 중 4억원은 남욱 변호사에게 갔고 1억원은 자신과 김 전 부원장이 나눠 썼다고 진술했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이재명 선거를 위해 쓸 돈이라고 하면서 증인이 왜 개인적으로 쓴 것인가", "5억원을 여기 저기 나눠 쓴 것"이라며 이유를 캐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변호사님은 판사님이 아니니 단정 짓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금이 다른 용도로 쓰인 이유를 묻는 재판부에는 "김용(전 부원장)이 계속 돈이 필요하다고 해 제가 7000만원을 우선적으로 준 것"이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또 "증인은 지난해 10월 '모든 걸 내려놓고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한 다음에도 검찰 조사에서 '이재명, 정진상, 김용은 428억원을 받기로 한 사실을 모른다'고 했는데 선별적으로 진술한 것인가"라고 유 전 본부장을 추궁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 때까지 사실을 전부를 털어놓는 것이 두려웠다"며 "지금 다 털어놓고 죄를 시인하는 이유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위증하면 벌을 받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이 사건을 자백하기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위에서) 변호사들을 보내줬는데 저를 위한 변호사가 아니고 계속 다른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의심스러웠다"며 "그런 것들이 반복되는 와중에 첫 번째와 두 번째 조사에서는 계속 부인했는데 거짓으로 이야기할 때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꼈다"고 답했다.
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전형수 씨도 저와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심경의 변화가 생겨 대장동 관련 사건을 진술했고 같은 해 10월 조사에서는 김 전 부원장에게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처음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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