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회장 선임 반대…"감시 소홀"
ISS, 회장 선임 찬성…"재발 방지 마련"
업계선 국민연금에 '과도한 잣대' 의견
신한금융 "행장 취임 직후 KPI 개편 착수"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 건에 대해 국민연금과 ISS가 엇갈린 의견을 낸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에 대해 '지나친 잣대'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ISS는 진 내정자의 회장 선임을 찬성하며 '라임펀드 사태' 이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는 근거를 든 반면, 국민연금은 같은 사안에 대해 '기업 가치 훼손, 감시 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진옥동 내정자에 대한 회장 선임의 건을 의결한다. 진 내정자의 선임을 최종 결정하는 주총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신한금융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견에 주목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한은행장 시절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2021.07.07 mironj19@newspim.com |
특히 최근 인적 구성을 마무리 지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금융지주 주총 시작 전부터 금융 관치 우려에 노출됐던 터라 관심이 더 집중됐다. 지난 7일 개정된 국민연금 수책위 운영규정에 따라 상근 전문위원에 검사 출신 한석훈 변호사가 임명되고, 공백이던 신규 위원 3명이 전문가 단체 위원으로 채워지면서 정부 입김이 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수책위는 지난 16일 진옥동 신한금융 사내이사 선임건에 대해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의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해 반대한다"고 공시했다. 진 내정자의 신한은행장 시절 징계 이력을 문제 삼은 것. 지난 2021년 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에 '주의적 경고'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앞서 ISS는 같은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며 이례적으로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ISS는 "진옥동 내정자는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된 고객 보상,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고위험 상품판매 관련 직원의 KPI(핵심성과지표) 개편을 통해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했다"고 선임안의 찬성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진옥동 회장 선임 건에 대한 반대 의견에 대해 '과도한 잣대', '관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사퇴 압박, 이사회의 선임 절차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 등에 이어지는 이슈로, '지배구조 개선'이란 정부와 금융당국의 요구가 관통하고 있다고 본 것.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 스튜어드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의 올바른 행사는 국민연금이 정부와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진 내정자는 라임펀드 사태 이후 충분한 재발방지 노력을 기울였다"고 봤다.
신한금융은 정기 주총 안건 자료를 통해 "진옥동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에 취임한 시기는 신한은행이 라임 펀드를 출시한 2019년 4월 15일로부터 20일 전으로, 위험성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진 내정자는 은행장 취임 직후인 2019년 4월 19일 고객 중심 평가지표(KPI) 개편 착수를 지시했다"며 "같은 해 6월경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을 인지한 즉시 사안 파악 조치를 취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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