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생산 목표는 총 585GWh
지난해 10개사 출하량의 84%
CATL·파나소닉도 북미 투자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배터리 세부 지침'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북미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3사의 공장 증설 규모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북미 생산 목표는 총 585GWh로 지난해 상위 10곳의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의 출하량인 690GWh의 84%에 이르는 수치다. 북미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290GWh와 75GWh를 2026년까지(합작·생산법인 포함) , SK온은 220GWh(2025년 기준)를 생산 목표로 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기지 현황.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금액만 7조2000억원에 이르는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건설을 다시 추진한다. 총 생산능력은 43GWh로 16GWh 규모의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이 포함됐다.
지난해 3월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원을 투입해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3개월 만에 경기 침체와 투자비 급등 등 이유로 보류했다.이후 1년만에 투자 재개 및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건과 완성차 업체 GM과 합작법인 등 공장 2곳에서 50GWh규모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한국, 중국, 헝가리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에는 없었다. 북미 완성차 시장 3위인 스텔란티스와 합작 공장은 삼성SDI의 첫 미국 생산거점이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연간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23GWh는 1회 충전으로 500km를 달리는 전기차 28만여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지난해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양산 시점은 2026년 전후로 예상된다.
미국 미시간주에 두 번째 공장도 설립 예정이다. 삼성SDI와 GM은 미국에 연 생산능력 30~50GWh 규모의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40만~60만대에 탑재될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투자 금액은 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나 공장 규모는 양사 간 조율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SK온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서 1, 2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들의 생산 능력을 합하면 21.5GWh에 달한다.
포드와 손잡고 작년 7월 출범한 JV인 '블루오벌SK'는 테네시·켄터키주에 총 129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시설을 짓는다.테네시주 스탠든에 43GWh 규모의 공장 1개소가,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같은 규모의 배터리 공장 2개소가 각각 들어선다. 2025년부터 양산이 목표다.
해외 공장 현황. [사진=SK온] |
해외 경쟁사들도 북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는 포드와 손잡고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에 3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첫 미국 공장으로 포드가 공장 지분 100%를 갖고 있다.
CATL은 지분이 없지만, 배터리 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장 운영에 참여한다. IRA를 우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테슬라 공급을 위해 미국 캔자스에 30GWh 규모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파나소닉은 현재 미국 네바다주에 테슬라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현재 50만GWh 수준의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3~4배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이 북미 진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엔 미국의 '탈중국'정책과 맞물려 IRA 영향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주 전기차 배터리 부품·핵심 광물과 관련한 IRA 세부지침을 내놓는다. 올해부터 북미 지역에서 50% 이상 제조 또는 조립한 배터리에 보조금 및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미국에 생산기지를 둔 배터리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배터리의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크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 시장을 빠른 투자 통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라며 "무엇보다 북미에 생산 거점을 두는 완성차 업체가 늘면서 배터리 사의 진출이 가속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