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회장 출신 예일대 교수 "양국갈등 관리 필요"
"휴스턴·청두 영사관 회복 제안에 中고위층 긍정적 반응"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모간스탠리 회장을 역임했으며, '중국통'으로 유명한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가 "중국 고위층에 미국과 작은 일부터 협력해 나가라는 제안을 했고, 그들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됐던 중국발전고위급 포럼에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로치 교수를 인터뷰한 중국신문주간이 30일 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로치 교수는 "최근 정찰풍선 사건과 틱톡 청문회 등의 문제를 두고 미국 정부와 의회의 행동이 잘못됐다"며 "미중 양국이 우선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다방면의 협력을 복원하며, 대화 메커니즘을 강화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치 교수는 "미중 양국이 실현 가능한 작은 일에서부터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며 ▲2020년 7월 상호 폐쇄한 휴스턴과 청두(成都)의 총영사관 회복 ▲양국의 여행비자 규제 완화 ▲학생간의 교류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등의 사안을 예로 들었다.
그는 "작은 문제에서부터 시작하면. 두 나라가 다시 연결되고, 향후 기후변화나 공중보건위생 같은 큰 사안에 대한 협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전고위급 포럼에서 중국 고위층에게 이와 같은 제안을 했고, 그들은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최소한 손상된 관계를 복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미국 내 반중 정서는 과거 냉전시대 공산주의 진영에 대한 것처럼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난 몇년간 훼손된 미중 관계가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내 반중 정서에 대해 미국 내부의 정치상황을 원인으로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1980년대 무역적자를 놓고 일본을 비난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며 "사실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원인은 미국 내부에 있지만, 미국은 내부 문제를 외부로 돌리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로치 교수는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조성했던 미국 내 중국 혐오 여론이 이어지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가져올 정치적인 손실을 염려한 나머지 미중 관계를 개선하지 않는 쪽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같은 배경으로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미국의 대중국 적대 정책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스로를 미국 내 소수파라고 설명하며 "미중 양국의 관계를 안정시키자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심한 경우 '반역자'라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며 "하지만 현실주의자로서 포기하지 않고 미중 갈등 관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 교수[사진=바이두 캡처] |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