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밀린 LCD, IT용 올레드 선제투자로 기선제압
디스플레이 장비·부품 국산화율 65% "낙수효과 기대"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삼성이 PC, 태블릿 등 IT 제품에 대한 8.6세대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기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디스플레이 업계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충청남도 아산시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에 IT용 8.6세대 올레드 패널 생산을 위해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삼성은 함께 이 지역에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 [사진=뉴스핌 DB] |
삼성의 이번 결정은 중국에 밀린 LCD 패널을 뒤로하고 중국과 기술격차를 벌릴 수 있는 IT용 올레드 패널에 집중 투자해 미래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2004년 LCD 시장에서 일본을 뛰어넘은 이후 2020년까지 17년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전폭적인 보조금을 투입해 디스플레이 산업을 공격적으로 키워나가며 2021년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에 LCD 생산을 중단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같은 해 12월 TV용 LCD 패널 국내 생산을 종료했다. 이후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올레드 패널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올레드 패널 생산에 투자하겠다고 나선 것 역시 이 같은 흐름의 일환이다
현재 올레드 패널은 모바일과 TV 제품에 들어가고 있지만 태블릿, PC 등과 같은 IT용 제품은 거의 도입되지 않았다. 애플은 내년 출시할 아이패드에 올레드 패널을 적용할 계획인데, 이것을 기점으로 IT용 제품의 올레드 패널 도입이 확대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아직 IT용 올레드 패널은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아 시장조사지관에서도 그 비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삼성 입장에선 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이 기술적으로도 따라오지 못 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대되는 점은 삼성의 투자로 디스플레이 장비·부품업체들의 낙수효과도 기대된다는 점이다. 통상 패널 세대가 교체되면, 장비와 부품 모두 교체해야한다. 삼성이 투자하겠다고 하는 올레드 패널은 8.6세대인데, 8세대에 맞는 장비·부품 교체가 필요한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장비·부품의 국산화율이 20~30%에 불과해 대기업이 반도체 투자를 해도 해외의 ASML이나 인텔 등과 같은 기업으로 돈이 흘러가는 구조인데 반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국산화율이 소재부품의 경우 60%, 장비는 70% 가량으로 대기업이 투자를 하면 국내 기업으로 그 돈이 흘러들 수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계 소부장들의 국산화율이 높아 삼성의 투자금액의 65%(2조6650억원)에 준하는 금액이 국내에 흘러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패널 기업 투자 부문은 비단 대기업에 있어서 생산성, 효율성 측면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소부장 기업들의 낙수효과까지 생각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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