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SK하이닉스 전망 안정적→부정적 조정
LG디스플레이도 부정적 조정...순차입 증가 영향
실적개선 GS칼텍스·SK렌터카 신용등급 상향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재무구조 문제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가뜩이나 고금리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겐 비상이 걸렸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무디스는 등급 전망 조정과 관련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경기의 유례 없는 불황 가운데 올해 종전의 예상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차입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재무지표와 자본구조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조정차입금(리스부채와 솔리다임 인수비용 2차 지급분 20억 달러 포함)이 올해 말 33조원으로 2022년 말 27조원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1.3배에서 올해 6.0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반영했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능력 고도화 가능성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부정적' 전망에 부분적으로 반영됐다"며 "현재 중국 내 기존 설비의 정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장비를 도입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
LG디스플레이도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조정됐다. 국내 신평사인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LG디스플레이의 장기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되 등급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부정적' 등급전망은 당장 신용등급 자체를 강등하지는 않지만 1∼2년 장기간에 걸쳐 재무 상태를 관찰하면서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나신평은 "LG디스플레이가 사업환경 악화로 저하된 실적 수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1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3조1000억원 늘었고, 부채비율은 215.3%, 순차입금의존도는 32.3% 등으로 집계돼 재무안전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또 나신평은 SK그룹에 대해서도 "차입금 증가와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해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채무 상환능력이 악화될 경우 SK전반의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롯데그룹과 관련해선 채무 상환 능력이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저하, 지속적인 투자 부담 등으로 과거보다 현저히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롯데케미칼은 수급 악화에 따른 영업 수익성 저하, 투자 부담 확대로 수익 대비 채무 부담이 이전 대비 크게 늘었다"며 "이는 계열의 지원 능력 약화로 이어져 롯데렌탈 등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기업들도 있다. 이들 기업들은 실적 개선과 재무 안전성이 신용도를 끌어올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GS칼텍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됐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 58조5321억원, 영업이익 3조9795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S&P는 "올해 1분기부터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해 석유화학 수요가 소폭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계열사의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나신평은 최근 기아와 현대캐피탈의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기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등급 상향조정은 반도체 공급난이 점진적으로 완화하면서 기아의 생산량이 늘고 있어서다. 기아의 신용등급이 상향되면서 현대캐피탈의 신용도도 동반 상승했다.
한신평은 또 SK렌터카의 신용등급도 기존 A '긍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한신평은 "금리상승 등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우려가 있으나 수익성 개선, SK계열의 신인도를 감안하면 실적과 재무융통성이 안정적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노재웅 한신평 실장은 "회사채 등 차입부채 만기 장기화와 리스 한도 규모 확대 등으로 유동성 차입비중을 축소시켜 조달구조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그룹의 지원에 기반한 재무융통성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