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2021~2022년 AI튜터 마중물학교 사업 운영
연구팀 "AI 플랫폼, 보충 학습 수준에 그쳐"
"참여중심 수업, AI 교수 학습 플랫폼 필요"
[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국자와 효자손은 다르죠. AI 플랫폼은 자율학습용, 수업용 다 따로 써야 해요" "AI튜터로 불리는 학습플랫폼이 학생과 교사 간 상호작용을 도와주진 않아요"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해 9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관람객들이 메타버스 교육 체험을 하고 있다. 2022.09.22 pangbin@newspim.com |
디지털 기반 수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사의 인공지능(AI) 활용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교사들은 AI 플랫폼이 자기학습용 보조 도구로 쓰일 수 있지만, 실제 수업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8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발표한 '개별화 맞춤 AI 활용 교육 연구보고서'에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21년 운영한 취약계층 학생 대상 맞춤형 학습인 'AI튜터 마중물학교'를 운영한 결과가 담겼다.
AI튜터 마중물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 12개교, 지난해 22교를 선정해 학습지원 대상 학생, 다문화·새터민 학생, 난독·난산·경계선지능학 등을 대상으로 AI 학습플랫폼인 AI 튜터를 활용해 학생의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 사업이다.
선정된 학교들은 각기 다른 사기업의 학습데이터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학습플랫폼을 활용했다.
마중물학교 사업에 참여한 교사들은 맞춤형 학습을 위해 AI플랫폼이 수업 전후와 수업 과정을 포함해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접 AI 튜터 플랫폼을 선정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은 서울 관내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AI 플랫폼을 개별학습의 도구로 인식했다.
A교사는 "효자손이 국을 푸는 데 너무 불편하다는 의미"라며 "AI 플랫폼 자체가 학생과 교사 간 상호작용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자율 학습을 도와주는 도구일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사립고등학교 교사 B씨도 "AI 튜터는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통해 자기주도성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꾸 교사가 어떤 문제를 풀라고 시키고, 의도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려고 개입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교과서를 읽히고 내신 준비를 시키는 기존 역할과 다른 게 없다"며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해 9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 학생들이 보드게임 교육 체험을 하고 있다. 2022.09.22 pangbin@newspim.com |
실제 AI튜터를 경험해본 고교생들도 하위권의 경우 여전히 교사와의 접촉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적 하위권에 속하는 고등학생 C군은 "학원을 다니면 성적이 오르는 데 AI 튜터는 그만큼의 카타르시스를 못 주는 거 같다"며 "선생님과의 접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플랫폼의 장점으로 꼽히는 '비대면'이 단점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고등학생 D군은 "선생님한테 모르는 문제에 대해 설명을 들을 때 제 얼굴에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이 다 드러나니까 그 부분을 다시 말씀해주셔서 편한 듯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관계자는 "현재 AI 학습은 디지털의 가능성을 내포하기보다 설명하거나 지시적인 성격의 '학습보충'을 넘어서지 못한다"며 "AI 기술 활용이 어떻게 유익한지 현실 수준에서 적용 가능한 활용 목적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수업은 개념을 이해시키는 활동이 중요하며 참여중심의 수업이 강조되어 온 만큼 수업중심의 코스웨어를 설계하고 그에 맞는 AI교수학습 플랫폼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sona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