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에 삼성올레드 패널 들어간다는 자료 '이례적'
애플과 비밀유지 계약에 진땀흘리는 국내업체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슈퍼카 페라리(Ferrari)에 최첨단 올레드(OLED)를 공급한다는 자료를 배포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자료 속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와 차세대 자동차 모델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통상 이런 MOU를 체결했다고 해도, 부품사인 입장에선 글로벌 제조사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자료 배포로 이어지긴 어렵다.
11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와 페라리의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오른쪽) 베네데토 비냐(Benedetto Vigna) 페라리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런 자료를 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이례적인 것"이라며 "아무리 유명차에 패널을 공급한다고 해도 제조사 허락 없인 자료를 배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올레드 패널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P-OLED' 양산에 성공해 차량용 올레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P-OLED란 올레드를 탄성이 있는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한 것으로 플라스틱인 만큼 유리로 만든 패널보다 얇고 유연하다. 이 패널은 벤츠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외의 차량 적용에 있어선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제조사 중 '슈퍼갑 님'으로 불리는 애플의 사례에서도 비슷하게 돌아간다. 최근 현대카드는 애플과 함께 손잡고 카드업계 단독으로 애플페이를 출시했다.
이를 두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애플페이 론칭 3주째. 가입토큰수는 200만 돌파, 가입자 이용률은 60%,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는 품귀현상"이라고 밝히는 등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애플페이 가입자 수 등 구체적인 수치가 담긴 공식 보도자료는 내지 않고 있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협력사에 엄격한 비밀유지계약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계약 취소 및 위약금 처분 등을 해 왔다. 이것이 현대카드 뿐 아니라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자사 관련 기사에 애플이란 단어만 들어가도 애플 지우기에 진땀을 흘리는 이유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유명 글로벌 제조사에 납품을 하게 된다는 것은 기술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통과해 그만큼 기술의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얘기기도 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말을 못하는 것은 애플이건 어디건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