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실적 전망 여전히 어두워...美 협상 부담 가중"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최대 15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원을 신청하면서 일부 조항에 반대 의견을 제시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다만 악화된 실적 전망으로 협상 부담은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TSMC가 미국 반도체법을 통해 최대 70억~80억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TSMC 애리조나 공장 2곳에 대해서도 60억~70억달러 보조금을 신청해 총 15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지원을 받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매체는 TSMC가 보조금 신청과 동시에 초과 이익 공유와 같은 일부 독소 조항을 철회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블룸버그] 2023.04.21 kwonjiun@newspim.com |
지난달 말 마크 리우(류더인) TSMC 회장은 "(미국 정부가 요구한) 일부 조항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 정부와 논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1억5000만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기업이 예상보다 많은 이익을 내면 보조금의 최대 75%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예외적 상황에서 초과이익 분배 조항이 면제될 수 있으나 사례별로 상황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매체는 TSMC가 초과 이익 공유에 적극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사업 및 제품 정보 접근 요구에 대해서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보조금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TSMC의 협상은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20일 WSJ는 반도체 다운(하락) 사이클로 인해 TSMC의 실적 전망이 흐려져 미국 정부와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전날 공개된 TSMC 실적에서 올 1분기 달러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16%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TSMC 실적이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긴 했으나 제시된 실적 전망은 반도체 수요 부진 상황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며, 공장 건설 등 막대한 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TSMC에 미국 반도체법은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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