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 21.1km 신설…부천~서울 도심은 GTX-B노선 공용
배차 간격 생겨 결국 김포 교통난 해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GTX-D'노선으로 알려진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결국 '김부선(김포~부천)'으로 돌아갔다. 지난 2021년 확정된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담긴 '김부선' 노선계획안이 변동없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당시 경기도,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했던 강남 직결은 무산됐고 대신 GTX-B노선 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김포·부천에서 여의도나 용산까지 직결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시절 공약이었던 김포(장기역)~서울강남~팔당의 GTX-D 노선 신설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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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경기 김포 장기역에서 부천 종합운동장을 잇는 이른바 '김부선'으로 불리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김부선'의 대안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GTX-D 노선은 이번 예타에 포함되지 않게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예타 대상은 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이 대상이 됐다"며 "GTX-D노선은 기획연구를 우선 진행한 뒤 후속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도로 김부선' 서부 수도권 주민 관심 모였던 GTX-D 일단 무산
이번에 예타 대상이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경기도 김포시 장기역과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21.1km를 연결하는 신설 노선이다.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GTX-B와 연결된 후 B노선을 따라 서울 여의도나 용산까지 직접 연결될 예정이다. 오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총사업비 2조2279억원이 투입된다.
이 노선은 당초 경기 김포·부천시와 인천광역시 지자체 및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받았다. 노선의 명칭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지만 사실상 GTX-B 노선의 지선과 다름없어서다. 김포에서 부천을 거친 후 서울 강남을 지나 경기 하남시로 연결돼야한다는 게 지역 주민들과 경기도, 인천광역시의 주문이었다. 이에 연예인 이름과 같은 '김부선'으로 비하되며 노선의 확대를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가 있던 경기도와 인천시는 각각의 노선안을 발표하며 김부선 논란은 더 커졌다. 경기도는 김포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남부와 하남까지 이어지는 68.1㎞의 노선을 제안했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영종)에서 출발해 청라·가정을 거쳐 김포·검단·계양에서 오는 노선과 부천에서 만나는 'Y자 노선'을 제안했다. 총길이는 110.27㎞다. 이것이 사실상 GTX-D 노선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지자체의 GTX-D 노선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부선' 역시 GTX-D가 아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임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정부의 입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이후 변화된다. GTX D·E·F 노선 신설을 수도권 지역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지자체안과 유사한 GTX-D 노선 조기 개통을 공약했다. 올 연초에도 국토부에 GTX D·E·F 노선의 빠른 예비타당성 조사 착수를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예타 대상으로 선정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대선 전 문재인 정부 당시 수립된 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된 것과 똑같은 내용이다. 결국 경기도와 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 요구 사항은 물론 윤 대통령 개선 공약까지 모두 포함되지 않은 '도로 김부선'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문제가 커지면서 GTX-D 노선 조기추진을 기대했던 지역 민심도 크게 식을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나중에 어떻게 운용될지 모르지만 4차 국가철도망에 담긴대로 B노선 선로를 이용하는 방식이 지금으로선 유일한 대안"이라며 "예타나 과정을 거쳐 (운행구간은) 구체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김부선' 주민 반발 극심할 것…교통난 해소 의문
GTX 노선 연장 및 신설안. [자료=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
이번 예타 대상 제외로 GTX-D 노선 계획은 한층 더 멀어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주민들의 반발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내걸었던 공약 이행 역시 장기 연기가 불가피하다. 임기내 계획 수립은 가능하지만 5차 국가철도망 계획이 있는 2025년 이후나 돼야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포부터 팔당을 잇는 노선은 현재 기획 연구중"이라면서 "5차 철도망 계획 수립이 언제될지 정해지지 않아 확실하진 않지만 2025년 정도로 예상되고 그 이후에 예타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된다하더라도 통상적으로 예타 절차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이 올초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주문한 '임기내 예타 통과'는 불가능해진다.
다만 국토부는 윤 대통령의 조기 예타추진 주문 이후 국가철도망계획을 법정 기한보다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빨라질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GTX-D가 아닌 김부선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 부족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시가 주장하는 Y자형 노선은 현행 공항철도 그리고 서울지하철 2호선과 정확히 일치한다.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굳이 10조원 이상의 돈을 들여 신설해야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토부가 GTX-D노선 계획안을 추진해도 예타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만약 이렇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파기란 점에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번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계획이 예타를 통과해 추진되더라도 실제 교통난이 해소될 지 의문이란 지적이 많다. GTX-B노선을 공유하는 형태인 만큼 배차 간격이 넓어지면서 출퇴근 교통난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란 것이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노선을 공유하게 되면 사고 위험으로 배차 간격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김포에서 부천을 찍고 서울로 들어가는게 김포골드라인이나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는것과 시간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예타 대상으로 선정됐으니 예타를 거쳐 사업이 선정되면 광역교통망 구축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제적 타당성 뿐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타당성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타에서 탈락할 경우 무산되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한다"면서 "노선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