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왕이, 이틀간 회동...우크라·대만 문제 등 논의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과 중국이 스파이 풍선과 대만 해협 문제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외교·안보 사령탑이 유럽에서 전격 회동을 갖고 소통 채널을 유지해가기로 했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을 갖고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블룸버그] |
백악관은 성명에서 "양측은 미중 관계의 핵심 쟁점인 글로벌 및 지역 안보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양안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가졌다"면서 "(이 회동은)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책임감 있게 경쟁을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양측은 전략적인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지난 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왕 위원이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양국 관계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2월 중국의 '스파이 풍선' 문제에 이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방문 등으로 미중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초 2월초 베이징을 방문, 미중관계 회복과 갈등 관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스파이 풍선 사태로 이를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사인 설리번 보좌관은 그동안 왕 위원의 전임자였던 양제츠를 상대로 미중간 물밑 대화와 정상 회담 조율 등을 해왔다.
설리번 보좌관은 왕 위원이 외사판공실 주임이 된 이후 지난 3월 차이잉원 총통 방미 문제로 비공개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고, 직접 양자 회동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