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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장애인 고용 늘리자더니…지자체·공기업은 장애인 생산품 구매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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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고용부·공정위, 장애인고용법 특례규정 추진
장애인 표준사업장 확대해 민간기업의 고용 촉진
올해 공공부문 장애인 생산품 6685억 구매 계획
전년비 5.8% 줄어…지자체 27%·준정부 31% 축소
尹정부 들어 대폭 축소…장애인 생산품 홀대 우려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정부가 장애인 고용을 늘리자면서 정작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은 장애인 생산품 구매를 대폭 축소해 비난을 사고 있다.

정부는 '장애인 표준사업장' 확대를 통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적극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4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법)에 특례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뉴스핌> 취재 결과 정부의 이 같은 정책과 달리 지자체와 공기업들은 올해 장애인 생산품 구매 예산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 고용을 늘리자고 민간기업을 재촉하면서 뒤로는 장애인 생산품을 외면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 올해 공공부문 장애인 생산품 구매 예산 6% 가까이 축소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공공부문(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기업 등 867개)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물품 총 6685억원 어치를 구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구매 실적(7099억원)과 비교하면 414억원(5.8%) 줄어든 규모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구매가 많은 지자체를 비롯해 준정부기관, 공기업 등에서 올해 구매 계획을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기관별로 보면, 지자체는 올해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1216억원 어치를 구매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구매액(1682억원)과 비교하면 466억원(27.7%)나 급감한 규모다. 특히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 구매를 대폭 줄인 대신 다른 생산품 구매는 늘릴 계획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준정부기관은 더욱 큰 폭으로 축소했다. 올해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610억원 어치를 구매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구매액(889억원)과 비교하면 279억원(31.4%)이나 삭감된 것이다.

공기업도 올해 1971억원 어치를 구매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해 구매액(2138억원) 대비 167억원(7.8%) 감축한다. 교육청도 지난해 787억원에서 올해 698억원으로 약 90억원(11.4%) 줄어든 규모다.

일부 공공기관들이 올해 장애인 표준사업장 구매액을 늘렸으나, 구매 비중이 큰 기관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전체 구매액은 줄었다. 특히 국가기관과 기타공공기관, 특별법인은 모두 지난해 물품 구매비율(전체 구매액의 0.6%)이 정부 권초치(0.8%)에 미달한 곳이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지자체 등 공공부문은 연간 물품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구매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구매비율은 지난해 0.6%에서 올해 0.8%로 0.2%포인트(p) 상향됐다. 구매비율은 고용부 장관이 3년에 한 번씩 정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구매비율을 올린 배경에는 장애인 고용 안정이 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판로를 넓혀 안정적인 고용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공공부문이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 구매를 대폭 삭감하면서 오히려 사회적 책임에서 멀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기업에 장애인 사업장 설립 촉구하더니…공기업은 장애인 생산품 외면

더욱이 고용부가 얼마 전 대기업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결국 기업들에만 장애인 고용 안정 책임을 떠넘긴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용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지난 14일 지주회사도 계열사간 공동출자로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반기 중 특례규정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특례규정은 지주회사 체제의 대기업 집단이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더 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장애인이 근무하기 좋은 요건(편의시설, 최저임금 이상 지급)으로 장애인을 다수 고용한 사업장을 의미한다. 설립 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지만 기업의 부담은 상당하기 마련이다.

결국 기업을 대상으로 반드시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유도했으나 정작 공공부문은 장애인 생산품 구매액을 줄여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올해 공공부문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 구매액은 아직 계획안 제출 단계라서 최종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계획보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을 더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구매 계획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에서 따가운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애인 표준사업장 생산품 구매 계획안이라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확정된) 구매실적으로 보면 재작년 공공부문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구매액은 5930억원으로 작년 7099억원보다 올랐고, 구매비율도 0.92%에서 1.01%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swimmi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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