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핌] 문미선 기자 = 제주도가 전국 최초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체제 마련 및 규제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제주도는 31일 도내 전력 유관기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분산에너지 조찬 스터디'를 개최했다. 이번 스터디는 지난 25일 국회를 통과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기존의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의 한계를 해소하고 직거래와 소비가 가능한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이효섭 인코어드 테크놀로지스 부사장, 김영환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장, 백남길 한국전력 제주본부장, 한윤철 한국에너지공단 제주지역본부장, 양덕순 제주연구원장, 김호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분산에너지 조찬 스터디.[사진=제주특별자치도] 2023.05.31 mmspress@newspim.com |
오영훈 제주지사는 "분산에너지 특별법이라는 제도가 갖춰진 만큼 이제 시장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하고, 그로 인해 도민 삶의 질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발전사업자뿐만 아니라 전기차 소유자들도 전력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대가 조속히 올 것"이라며 "많은 사업자들이 이미 제주에 와서 수익 모델 탐색과 연구조사를 진행하는 시점에서 제주도가 더 선제적으로 움직여 제주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설정해야 하며 소비자와 전력 사용자, 개별 발전 사업자들의 참여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강의는 진영규 제주대학교 교수가 맡아 제주와 유사한 전력계통과 수요 형태를 가진 영국의 분산에너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진영규 교수는 "비용 절약, 소비자 역할 강화, 탈 중앙화, 지역단위 계통 운영,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 등이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이며,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역별 계통안정성을 세밀하게 분석해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만들어 사용하고 구체적 수단으로 유연성 자원을 최대한 확보해 어떻게 활용·확산할 것인가가 관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의 미래를 제주도가 개척하는 역할을 맡은 상황에서 실시간 수요와 공급을 맞추는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발전 사업자들이 유연성 비용을 충당하고 궁극적으로 주민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효섭 인코어드 테크놀로지스 부사장은 "제주를 에너지 신산업 전초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여러 민간기업이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인데, 대규모 투자나 제도적 문제, 규제 등 뛰어넘기 어려운 허들을 공공에서 맡고 관련 자산을 임대하는 형태로 한다면 훨씬 더 많은 사업자가 생기고 고용창출과 추가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백남길 한국전력 제주본부장은 "분산에너지를 지속 가능하게 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수익을 창출하게 하려면 요금을 어떻게 결정할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스터디는 제주도가 전국 최초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선점하기 위한 체제 마련 및 규제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mspre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