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환경부 차관에 박근혜 정부 때 미래부 장관 출신 등
"결격사유 논할 때 아냐...지배구조 개선 이끌 인사 없어"
[서울=뉴스핌] 김지나 조수빈 기자 = KT가 발표한 사외이사 후보군엔 친정부 성향 인사 및 KT의 주요주주인 현대차 출신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KT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7명을 발표했다. 외부전문기관 써치펌을 통해선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 후보자로 결정됐다.
주주 추천으론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이승훈 KCGI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등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KT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있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주주 추천및 외부전문기관 추천 두 가지 방법으로 추천을 받았다. 외부전문기관 추천 후보자 4명 중 2명은 현 정부 혹은 전 정부와 연결된 인사들이다.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은 현재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으로 정보통신분야와 무관한 인사인 만큼 현 정부의 코드 맞추기 인사란 비판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 때 미래부 장관을 지낸 최양희 후보자의 경우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R&D(연구개발) 전략기획단과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미래부 장관에서 퇴임한 이후엔 서울대학교 인공지능(AI) 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장관이나 차관 출신이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되며 정치적 영향력을 끌고 들어온 만큼 구도력(저항을 이기기 위한 힘)이 부족했던 것으로 본다"면서 "IT나 소프트웨어 전문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 필요한데, 환경부 차관 출신이 왜 후보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주주추천에선 KT의 2대주주인 현대차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곽우영 후보자는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으로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차량 IT융합혁신센터 운영위원장, LG전자 전자기술원 원장 등을 거쳤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KT 지분 7.29%를 보유하며 국민연금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사외이사 후보에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환경부 차관 등 IT와 무관한 경력을 보유한 후보자가 있긴 하나, 결격사유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차후 KT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을 이끌 수 있는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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