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르쿤 "AI 위협으로 간주해서는 안돼"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메타플랫폼의 AI 수석과학자 얀 르쿤이 현재의 인공지능(AI)이 앞으로 그럴 날이 올 수 있겠지만 현재는 그 지능 수준이 인간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의 위험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한 얀 르쿤은 현재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갖고 있지 않으며 사실 개만큼도 똑똑하지 않다고 말했다.
얀 르쿤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언어로만 훈련돼 있어 아주 똑똑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에 인간보다 똑똑한 기계가 나타나겠지만 그걸 위협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는 이른바 대용량 언어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것은 그것이 사용자가 질문과 대답으로 주고받는 방대한 양의 언어 데이터로 훈련된 것을 의미한다. 챗봇은 우리가 이해하는 언어로 응답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AI는 인간이 제어하지 않으면 사회에 위험을 줄 것이라고 많은 기술전문가들이 우려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AI를 "문명의 미래에 대한 최대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14일 열린 비바테크 회의에는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도 참석해 "AI를 사용해 더 많은 화석연료를 개발하거나 가공할 무기를 개발한다면 끔찍하겠지만, 건강, 교육, 문화에 사용하면 아주 멋질 것"이라며 AI의 좋고 나쁨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얀 르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얀 르쿤은 생성형 AI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학습·훈련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러한 AI 모델이 "실제 세상의 기저에 깔린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오직 많은 양의 텍스트로만 훈련되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인간 지식은 언어와 무관하다. 그러한 인간 경험은 AI가 포착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AI가 변호사 시험에는 합격할 수 있지만, 10살짜리 아이도 금방 배우는 식기세척기에 식기를 채워 넣는 일은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사례로 제시됐다.
르쿤은 "이러한 사례는 단지 인간 수준의 지능뿐 아니라 개의 지능에라도 도달하기까지 우리에게 모자란 부분이 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메타는 언어뿐 아니라 영상으로도 AI를 훈련하고 있지만 갈 길이 먼 힘든 작업이라고 르쿤은 전했다.
그는 현재 AI의 한계를 설명하면서 5개월 된 아이가 물에 뜨는 물건을 보고는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지만 7개월 된 아이는 물건이 떠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기계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능을 갖출 날이 올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인간보다 똑똑한 AI가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르쿤은 "우리는 이것을 위협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매우 혜택을 주는 일"이라면서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사람보다 똑똑한 AI 비서를 두고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쿤은 이런 AI 시스템은 통제가능하고 기본적으로 인간에 복종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며 로봇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로봇이 인간보다 똑똑하고 세상을 지배하려 들 것이라는 공포감이 과학 픽션으로 보편화됐지만 똑똑하다는 것과 지배하려 든다는 것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했다.
kongsikpark@newspim.com